<취재현장> 현대·기아차의 고속성장, 우려도…

2011-06-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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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점유율 상승에 비례, ‘역풍’ 우려도↑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브레이크가 없다.’ 

현대·기아차의 최근 2~3년 성장세를 한 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지난달에는 ‘자동차의 본고장’ 미국에서 진출 26년 만에 점유율 10%를 돌파했다. 굳이 경쟁사의 부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톱3’ 진입은 시간문제다.

다만 성장 속도가 빨랐던 만큼‘리스크’도 늘었다. 주요 시장의 해외 기업에 대한 반감, 즉 ‘역풍’이다.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기 때문에 국수주의 성향이 강하다.

도요타가 북미 시장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2009년 당시 미국의 상징이던 GM과 크라이슬러가 법정관리 위기를 맞았고, 그에 따른 ‘희생양’이 필요했다는 게 업계의 근거 있는 ‘루머’다. 올 초 미국 정부가 ‘도요타에 문제점이 없었다’고 발표한 때는 이미 미국의 자존심이 대부분 회복한 상태였다.

현대·기아차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차의 수입을 규제할 수 있는 합법적 ‘무기’도 지녔다.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이다. 모호한 기준으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내리는 ‘세이프가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타국 회사에 대한 ‘경고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올들어 중국시장 점유율 42%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잇달아 중국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게 대표적이다.

중국 베이징자동차 및 동풍열달자동차와 각각 합작회사 형식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현대·기아차 역시 그룹별 순위로는 독일의 폴크스바겐에 이어 2위다.

미국이나 중국 등 현지 언론은 미국·일본차의 연이은 시장의 악재 속에 급성장한 현대·기아차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높아진 현대·기아차의 위상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역풍’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에 하나, 북미 시장에서 제 3의 위기가 오거나, 기술력을 갖춘 중국 토종기업이 자립하려 할 때, 현대·기아차는 ‘제 2의 도요타’나 ‘제 2의 금호타이어’ 1순위로 꼽히게 될 운명이다.

현대·기아차는 아직까지 아무런 피해 없이 이같은 ‘사례’를 지켜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다각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역풍’ 피해를 최소화 해 중·장기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빠른 가속성능을 갖춘 ‘자동차’는 그만큼 브레이크 성능도 뒷받침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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