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천사' 빌 게이츠, 자녀에겐 인색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인 빌 게이츠가 자녀들에게 자신의 재산 가운데 극히 일부만 물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게이츠가 지금까지 무려 280억 달러를 기부했는데도 여전히 560억 달러(약 62조9000억원)를 보유한 세계 2위의 부자지만, 3자녀 제니퍼(15), 로리(12), 포비(9)에게는 1000만 달러씩만 물려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내가 가진 재산은 그들에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에게 줄 자산의 규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자녀)은 내가 가진 부 가운데 조금씩만 가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그들의 길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자녀들이 트래비 맥코이와 브루노 마스가 부른 '억만장자(Billionaire)'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을 놀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게이츠는 자녀들이 애플의 아이패드나 아이폰, 아이팟을 사고 싶다고 졸라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MP3 플레이어 '준' 등 MS에서 만든 같은 종류의 제품도 있다고 답했다.

한편 게이츠는 371억 달러 규모의 자선단체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과 관련, MS에 다시 복귀할지를 묻자, "회사에는 비상임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이것(재단)이 현재 나의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