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별 내용이 없을수가…"

2011-06-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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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3000건 페일린 이메일 공개 '역파장'

(아주경제=워싱턴DC 송지영 특파원) 대대적인 관심 속에서 공개된 새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이메일 1만3000건이 언론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노리는 페일린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페일린이 주지사로 재직 중에 사용한 공식 이메일 계정의 내용 공개는 2008년 그녀가 부대통령 후보로 갑자기 낙점되면서 언론들이 나서 정보공개법을 이용해 요청했다.

워싱턴 정가의 본무대에 나서 보지도 못한 일개 주지사 출신 여성이 갑자기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언론들이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봐야 겠다는 취지였다.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페일린이 또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공개된 그녀의 이메일은 뜨거운 감자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언론이 내심 기대했던 대단한 내용이 없었던 것이다.

이메일 공개를 요구한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MSNBC, AP 등 주요 언론 매체의 성향은 AP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진보' 성향이다. 따라서 공개된 이메일 내용에 따라 페일린이 정치적 곤궁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았지만 결과는 정반대가 됐다. 오히려 페일린의 입지가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WP와 NYT는 이번 일을 취재하기 위해 여러 명의 기자들을 직접 알래스카로 파견했고, 또 지난 주말 10개가 넘는 기사를 이틀에 거쳐 여러 지면을 할애해 소개했다. WP가 여기에 투입한 기자만도 10명에 가까웠다. WP는 "대통령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페일린이 앞으로 어떤 정치를 펼칠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일린 이메일 공개를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기자 한 명을 알래스카에 파견했고, 11일자 지면에 한 개의 기사만을 게재했다. 대신 웹페이지에는 10개의 관련 블로그를 개설해 독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일각에서는 수만건의 정부 비밀 문건을 한꺼번에 폭로하는 위키리크스 여파가 이번 일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정보에 목마른 언론사의 욕구 때문에 1만건이 넘는 이메일 내용이 한꺼번에 공개됐다는 지적이다. WSJ는 "이번 일은 쓰레기를 언론에 쏟아낸 것과 다르지 않다"는 분석을 내기도 했다.

이메일이 조금씩 분석되기 시작되면서 '페일린이 석유 회사와 유착됐다', '동생의 남편이었던 주경찰 해임을 요청하며 부당한 정치적 압력을 행사했다',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될 때 본인도 놀랐고, 이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등의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언론이 기대했던 충격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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