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미 정부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막기 위한 부채상한 인상 시한으로 지목한 8월 초가 다가오자 미 대형은행들이 국채 담보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형은행 경영진들은 파생상품, 선물 거래 등을 할 때 담보로 활용하는 미 국채를 현금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8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미국 은행 고위관계자는 "8월 초에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비해 담보로써 미 국채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며 "국채 대신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미 국채 등급은 안전성 면에서 최고로 평가돼 미 국채를 담보로 삼으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JP모건체이스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들은 9조70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40%에 이르는 4조 달러 어치가 환매조건부채권(RP)과 선물·스와프거래 등에 담보로 활용되고 있다.
매튜 제임스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겸 국채차입자문위원회 회장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지난 4월 보낸 서한에서 "디폴트는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이나 광범위한 헤어컷(담보자산 가치 하락) 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부채를 떨어내는 디레버리징이나 대출 급감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에 혼란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대변인도 "부채상한 인상 시한이 다가옴에 따라 유동성 환경과 헤어컷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