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면적이 클수록 3.3㎡당 분양가도 높게 매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택경기 침체로 대형 아파트가 시장의 외면을 받자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내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13일 건설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말 대림산업이 경기 의왕에서 공급한 ‘의왕 내손 e편한세상’과 GS건설의 ‘대전 센트럴 자이’가 나란히 소형보다 싼 대형 분양가를 앞세워 만족할 만한 청약 실적을 올렸다.
11개 주택형으로 구성된 내손 e편한세상에서 공용면적 기준 142~194㎡의 대형 면적 6개 주택형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1천576만원으로 이보다 작은 나머지 83~130㎡의 평균 분양가인 1천638만원보다 60만원 이상 저렴했다.
저가 전략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평균 경쟁률 1.3대 1로 대형 면적을 포함한 모든 평형대 아파트가 순위 내에서 청약 마감된 것.
최근 수도권의 분양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과 130㎡ 이상의 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경쟁률이 아주 높지는 않았지만 중대형 면적에서는 가격을 낮춘 덕분에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비슷한 시기 공급된 대전 센트럴 자이도 일반분양 783가구 모집에 무려 4천164명이 몰려 5.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176㎡ 주택형이 0.9대 1로 유일하게 미달됐지만 112~146㎡의 나머지 중대형은 모두 순조롭게 모집가구 수를 채울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이 아파트도 내손 e편한세상과 마찬가지로 대형 면적의 분양가를 중소형보다 낮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146~176㎡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732만원으로 85~112㎡의 평균 분양가(759만원)보다 20만원 이상 낮게 책정됐다.
이밖에 대우건설 등 다른 건설사도 ‘가격 역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과거에 비해 대형 아파트와 소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 차이를 줄여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같은 단지라도 대형 아파트는 마감재와 인테리어를 고급 제품으로 사용하고 세금이 더 붙기 때문에 원래는 작은 아파트보다 가격이 더 비싼 것이 맞다”면서도 “실수요자들이 대형 아파트 분양을 꺼리기 때문에 당분간 소형보다 싸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매기는 사례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