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날 북한의 추가 폭로에 대해 정부 당국자들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는 이날 기자 문답을 통해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비밀접촉 때에는 내놓지 않던 돈 봉투를 결렬이 확실해진 마지막 비밀접촉에서 꺼내 들었는가 하는 것”이라 면서 비밀접촉이 모두 3차례 정도 있었음을 시사했다.
북측은 앞서 1일 비밀접촉 폭로에서는 “남측이 5월9일부터 비밀접촉에서..”라고 표현해 5월9일부터 적어도 3차례 정도의 비밀접촉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올해 4월 들어서면서...제발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을 가지자고 거듭 간청해왔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5월9일 이전에 2차례 비밀접촉이 열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이 비밀접촉에 나왔다고 주장한 김태효 비서관은 5월9일 독일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남북 간 비밀접촉이 베이징을 비롯한 제3국에서 적어도 수차례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북측의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비밀접촉’이 이번 비밀접촉 외에 2009년 싱가포르와 개성에서 열린 접촉을 얘기할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한편 정부 한 당국자는 “지난 1일 북한이 비밀접촉을 폭로하면서 추가 폭로를 하겠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첫 공개 이후 대북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당국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또 “남북대화 거치지 않고 바로 북미대화로 가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의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으로 이미 총리와 통일부 장관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다시 논쟁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면서 “남북 간 비밀접촉은 정상회담이 아닌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시인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위한 접촉으로 ‘돈 봉투’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북측 주장대로 실제 녹취록을 공개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녹취록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만일 북측이 이를 공개한다면 그게 (정부가 밝힌대로) 이 접촉의 ‘실체’일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공개 이후에도 남북 간 비핵화 회담을 출발점으로 북미대화를 거쳐 북핵 6자회담 재개로 간다는 ‘3단계 대화’ 틀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날 추가 공개 위협에도 정부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