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9일 김 전 총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이 대통령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등과 함께 빈소에 도착해 김정배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등의 안내로 영전에 헌화·분향하고 훈장을 추서한 뒤 부인 민영주 여사와 아들 홍규씨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시대에 가장 존경할 만한 인물이 돌아가셨다. 고인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셨다"고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더 잘 모시지 못해 섭섭하긴 하지만, 고인의 살아오신 길을 봐서는 이해가 간다"며 "나라 사랑을 행동으로 보이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도 이날 김 전 총장의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김석민 총리실 사무차장 등과 함께 김 전 총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전날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김신 백범김구기념사업회장 등 김 전 총장과 생전 각별했던 인사들이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지난 7일 노환으로 별세한 김 전 총장은 일제강점기 학병으로 징집됐다가 탈출해 광복군에 투신, 독립투쟁에 나섰다.
해방 이후에는 국내 중국학의 문을 여는 한편 고려대 총장을 지내며 교육자와 학자로서 군사독재에 항거해 '시대의 스승'으로 불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집권한 1988년 국무총리직을 제안받았으나 고사하기도 했다.
한국공산권연구협의회장과 중국학회장 등을 지낸 김 전 총장은 '나와 중국', '회고록 장정(長征)'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김 전 총장의 장례는 가족장으로 4일간 치러지며 10일 오전 8시에 영결식을 한 뒤 발인한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