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모두가 아는 비밀- 전세계 명품의 중국 OEM 생산

2011-06-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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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M 생산…기업들 이미지 훼손 우려 비공개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이달 중 홍콩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고 26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상장 주간사인 골드만삭스가 ‘프라다 제품 80%가 중국에서 주문자위탁생산(OEM) 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라다 측에서는 이에 대한 답변을 얼버무리면서 중국 내 OEM 생산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요. 하지만 프라다가 그 동안 중국에서 제조한 제품에도 일률적으로 메이드 바이 프라다(made by Prada·프라다 제조)’라고 써온 사실은 이미 명품 업계에서는 모두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죠.

오늘은 바로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비밀', 전 세계 명품브랜드들의 중국 OEM 생산에 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볼까 합니다.

사실 지난 2004년 이후부터 글로벌 명품업체는 중국 제조업체에 위탁 가공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원가 상승 압박을 못 견디면서 생산 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명품 브랜드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추세죠. 지난 2009년 ‘글로벌 사치품 보고서’는 전 세계 명품 브랜드의 60%가 중국에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중국에서 명품을 생산하는 이유는 딱 두 가지입니다.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13억 중국인을 내 고객으로 만들기 위함이죠.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2~3만 위안(한화 약 300만~500만원)짜리 프라다 가방의 중국 생산원가는 1000위안(한화 약 16만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들 명품 업체는 주로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 저장성 원저우(溫州)와 항저우(杭州), 톈진(天津) 등지의 제조공장에 명품 위탁 생산을 맡겨왔습니다.

대표적인 OEM 기업으로는 주싱(九興)지주, 마이스(麥氏)가죽, 톈진 진다(津達) 의류, 롄타이(聯泰)그룹, 이다(溢達)그룹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비록 OEM 기업이긴 하지만 매년 10억 위안을 R&D 비용에 쏟아붓고 직원도 300여명에 달할 만큼 중견 기업으로 일년에 디자인 하는 제품 종류만 10여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은 나이키, 게스 등에서부터 랄프로렌, 코치, 프라다 등 대다수 명품 브랜드 제품 제작을 맡고 있죠.(*표 참고)

하지만 프라다처럼 중국에서 제조하고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중국산)’를 안밝히는 명품업체가 대부분입니다. 이유는 바로 싸구려 중국산 제품 이미지로 자칫 값비싸고 고급스러운 명품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것입니다.

특히 명품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사회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중국인들은 명품의 원산지를 더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 KPMG 는 중국인은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명품일수록 선호하며, 디자인보다는 원산지가 어디냐로 명품의 값어치를 따진다고 분석한 바 있죠.

하지만 버버리나 코치, 아르마니처럼 당당하게 ‘중국산’을 공개하는 명품도 있습니다. 아르마니의 경우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순수 이탈리아 공법과 원재료를 사용한 브랜드, 그리고 한 단계 아래 브랜드인 엠프리오 아르마니는 일부 중국에서 생산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2007년 버버리도 영국 국내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략에 따라 영국 남부 웨일즈에 위치한 공장의 문을 닫고 생산 라인을 일부 중국으로 옮기기로 했죠.

심지어 류 프랭크포트 코치 회장은 "중국 내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5년 내 중국 생산라인을 현재 85%에서 40~50%까지 줄이고, 인도나 베트남, 필리핀 등 임금이 더 낮은 국가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이제 중국 내 인건비나 물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명품 업체들은 또 다른 ‘제2의 중국’ ‘제3의 중국’을 찾아 생산라인을 이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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