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발 '클린 조직' 재계로 전파된다

2011-06-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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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업 임원 '몸 사리기'<br/>-재계, 조직규율 강화 움직임

#이번 주말 대학 동창들과 골프 약속을 잡은 삼성 계열사 고위임원 A씨는 지난 8일 서둘러 이를 취소했다. 사장단 회의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김순택 미래전략실 부회장을 통해 '부정'을 척결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LG 계열사의 임원 역시 친분이 있는 협력업체 사장과의 점심 약속을 뒤로 미뤘다. 삼성테크윈 감사에서 부정이 적발되자 곧바로 오창석 사장이 사의를 표하는 등 삼성 발 강도높은 '사정'의 여파가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9일 이 회장은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에 이어 강한 수위로 사내 부정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삼성테크윈의 부정사례가 우연히 적발된 것일 뿐, 삼성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퍼져 있는 것 같다"며 전 계열사에 대한 감사 확대 의지를 보였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팀은 정례적으로 진행한 경영진단(감사)을 확대하는 한편, 그 수위도 높일 예정이다. 각 계열사 별 감사팀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자체 감사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감사에서 부정이 적발되면 해당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강도높은 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협력업체에게 향응을 받는 사례는 물론이고, 법인카드 및 판공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과거에도 이같은 사례에 대해서는 퇴사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했지만 이번에는 그 사례를 더욱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번 부정에 대해 "과거 10년 간 한국 경제가 조금 잘되고 안심이 되니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비단 삼성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적으로 느슨해졌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깨끗한 조직문화를 갖고있는 삼성이 부정 척결에 나서면서 그 파장이 타사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의 한 임원은 "임원들이 개인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일정 수준까지는 암묵적으로 넘어가는 문화가 있었다"며 "협력업체에 대한 향응 및 뇌물 수수는 강력하게 단속해왔지만 이번 삼성 발 감사는 국내 기업들이 부정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대기업의 고위 관계자 역시 "제조업도 제조업이지만 유통부문은 특성상 일반 직원들 역시 부정에 노출되기 쉽다"며 "이번 사례를 본보기로 조직의 규율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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