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10승 이상 거두는 것은 에이스 투수의 기본 조건으로 통한다.
지난해에는 롯데가 송승준(14승), 장원준(12승), 라이언 사도스키(10승) 등 3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고, KIA, LG, 넥센, 한화에서는 단 한 명뿐일 정도로 10승 투수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KIA가 탄탄한 선발진을 자랑하며 우승한 2009년에도 10승 투수는 로페즈(14승), 구톰슨(13승), 양현종(12승) 등 3명에 불과했다.
정규리그의 40%가량을 소화한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KIA 마운드의 상승세가 단연 돋보인다.
팀 평균자책점은 3.60으로 SK(2.99)와 삼성(3.11)에 이어 3위이지만 윤석민, 양현종, 아퀼리노 로페즈 등 벌써 3명의 선발 투수가 6승을 거둬 10승 투수가 대거 배출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다승 1위는 8승을 거둔 박현준(LG)이 차지하고 있고 6승 투수들이 공동 2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공동 2위 5명 가운데 3명이 KIA 선수인 셈이다.
지금 추세라면 윤석민, 양현종, 로페즈는 무난하게 10승 고지에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또 다른 선발 투수 서재응이 5연패 뒤 3연승을 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고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최근 3연승으로 시즌 4승을 따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시즌 후반께면 10승 투수 숫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불펜진의 손영민은 구원승으로만 4승을 작성하고 있어 역시 시즌 막판에 두자릿수 승수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에서는 해태가 1993년 역대 최다인 6명의 10승 투수를 보유한 바 있다. 이어 1998년 현대가 5명의 10승 투수를 자랑했고, 최근에는 2003년 KIA와 2004년 현대가 4명을 배출한 바 있다.
KIA 선발진은 올해 25승16패(승률 0.610)를 작성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선발진이 이처럼 경쟁하듯 잘 던져주자 팀 전력도 크게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5~6위권에 머물렀지만 최근 7연승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탄 끝에 1위 SK에 한 경기차 뒤진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아울러 KIA 선발 마운드는 올해 8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30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잘 버텨줬다. 그 사이 타선도 활발하게 터지면서 퀄리티스타트 경기에서 0.733(22승8패)의 높은 승률을 거뒀다.
2009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가 막강 선발진 덕분에 갈수록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