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석유 증산 합의 실패

2011-06-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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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100.74弗…전날比 1.6%↑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년만에 처음으로 산유량 조절 합의에 실패했다. 합의 실패 소식에 국제 유가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압둘라 알 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 회의를 마치고 "회원국들이 현재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OPEC가 증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특히 일부 회원국들의 반대에도 불구,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산유국들의 주도로 증산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알리 알 나이미 석유장관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OPEC 회원국들이 증산합의에 도달할 수 없었다"며 "이번 회의는 사상 최악의 회의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OPEC 회원국들의 산유량을 하루 150만 배럴 늘린 3030만 배럴로 조절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이란, 리비아, 알제리, 앙골라, 에콰도르 등 6개국은 이 같은 제의에 반대하면서 생산량 동결을 주장했다.

향후 수개월 사이 수요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정정불안으로 인한 정치적 긴장감이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영향력을 희석시켰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사우디의 경우 시아파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한 수니파 바레인 정권을 지지해 시아파인 이란의 반발을 사고 있다.

바드리 사무총장은 "이번 회의에서 실질적으로 정책 변화가 없었다"며 "다음번 회의가 3개월 뒤에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OPEC이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다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1.65달러(1.6%) 오른 배럴당 100.74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이후 최고치다.

OPEC이 당초 예상을 깨고 석유 증산 합의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관련주가 상승해 엿새째 하락한 뉴욕증시의 낙폭을 제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석유 재고량 감소도 유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치인 138만 배럴 감소를 웃돌아 48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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