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퉁런탕 가맹점인 난청톈후이 관광약국은 외국인을 상대로 엉터리 약을 판매해왔다. [출처=신화사]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30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중국 최고 중의약 제조 판매업체인 베이징 퉁런탕(同仁堂 동인당)이 외국인을 상대로 엉터리 한약을 고가에 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회사의 우황청심환등 일부 한약은 중국에서 체류 또는 관광하는 한국인들 사이에 최고의 인기 품목이어서 그동안 높은 값을 치르고 엉터리 짝퉁제품을 사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 8일 보도에 따르면 퉁런탕 가맹점인 베이징 퉁런탕 난청톈후이(南城天匯) 관광약국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진찰을 한 뒤 출처가 불분명한 한약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
한 미국인 관광객은 최근 베이징의 일일 단체여행에 참가해 베이징 퉁런탕 난청톈후이 관광약국을 방문, 퉁런탕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청취한 뒤 흰 가운의 ‘교수’로부터 진맥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
이 관광객은 신장이 안 좋다는 ‘교수’의 진단을 받고 그가 권해주는 한약을 780위안(한화 약 13만원)에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다른 동료 여행객들도 대부분 신장이 좋지 않다는 진단과 함께 비슷한 처방을 받았다며 뭔가 속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한 영국인 관광객은 심지어 ‘교수’로부터 진맥을 받은 뒤 몸의 찬기를 없애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약을 1720위안(한화 약 28만원)을 주고 구매했으며, 이 업체에서는 영수증 발급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통런탕의 이 가맹점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 외국인 단체 여행객이 방문해 퉁런탕 유래와 중의학에 관한 설명을 듣고 ‘교수’의 진맥을 받은뒤 한약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에는 한국인 단체 여행객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시 약품검사국에 이들이 구매한 약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결과 이들은 모두 의료약제라며 그러나 약 설명서에는 이러한 사실에 관한 설명이 누락돼 불법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일부 약제의 경우 포장이나 규격이 모두 엉터리라고 밝혔다.
문제가 불거지자 퉁런탕 측은 처음엔 “이곳은 퉁런탕과 관계가 없다”고 잡아뗐지만 결국 나중에는 말을 바꿔 “퉁런탕의 가맹점이다. 하지만 수 년간 합법적으로 운영됐으며 퉁런탕의 명의로 엉터리 약품을 바가지 씌워 판매한 적은 없다”고 강변했다.
중국 최고 전통을 자랑하는 퉁런탕에서 조차 불법 약품이 판을 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사화과학원 관광연구센터 장광루이(張廣瑞) 주임은 “최근 들어 중국 내 중의학 여행 등과 같은 테마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관련 관리감독이 공백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관광 부서와 의료 부서가 협력해 이에 관한 규범을 제정하고 통일된 기준과 요금제를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