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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풍산개’ 제작사 측은 칸 영화제 이후 줄곳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공개했다.
▲ 영화 ‘풍산개’에 대한 소개와 제작 배경은 무엇인가.
“‘풍산개’는 60년 남북의 역사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로서, 앞으로도 계속 암울할 수밖에 없는 남북의 미래에 대한 경고다. 또한 지혜로운 한반도 토종개를 상징으로 내세워, 이제 남북이 각자 스스로 총을 내려놓고 분단의 철조망을 거두어 더 이상 이산가족의 한을 만들지 말고 지혜로운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한 평화 통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다 잊고, 덮고,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며 한국이 가진 장점과 북한 가진 정점을 서로 발전시켜 세계 속에 떳떳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총알을 무릅쓰고 ‘풍산개’가 넘나드는 비무장 지대에 자연 생태 공원이 만들어져서 남북의 동족들이 함께 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번 영화를 만들게 됐다.”
▲ 남과 북을 오가는 정체불명의 배달부라는 소재가 매우 독특하다.
“수년 전부터 이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다. 처음에는 두만강을 넘어 중국을 오가는 인물로 설정했는데 지난해 시나리오를 쓰면서 통일이라는 주제에 대한 상징적인 인물로 설정하기로 했고, 두 번째는 현재 남북의 긴장 상태로 볼 때 불가능 할 수도 있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 머지않아 중국의 국경처럼 남북이 정치적으로 분명하지 못한, 경제와 군사적으로 모호한 이상한 통일로 방향이 잡혀 혼란스러운 시기가 온다면 분명히 ‘풍산개’와 비슷하게 남북을 오가는 밀수꾼과 브로커들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해 남북을 오가는 캐릭터는 단순히 이산가족 편지를 전해주고 사람을 빼오는 인물이라기보단, 60년 분단의 한 맺힌 유령 같은 존재이자 상징이고 또한 통일을 열망하는 많은 남북의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캐릭터로, 그가 남한 사람이거나 북한 사람이냐는 중요하지 않고 우리 남북 평화통일에 대한 모든 이의 기도라고 생각한다.“
▲ 연출을 전재홍 감독에게 맡기게 된 이유가 있나.
“‘풍산개’는 지난해 제작 준비를 했고 잘 알려진 좋은 배우가 참여하려고 했는데, 내가 연출을 안 하고 신인감독이 하는 것 때문에 중단됐다가, 지난해 말 전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주었고 전 감독이 흔쾌히 연출을 하겠단 뜻을 밝혀 시작됐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배우 윤계상과 김규리가 시나리오를 보고 노개런티로 참여하겠다고 해서 제작할 수 있게 됐다.‘영화는 영화다’도 시나리오를 본 소지섭과 강지환이 오히려 1억씩 제작비를 대고 한 것처럼, 윤계상과 김규리도 기적처럼 우리와 함께 하게 됐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다’를 만든 소지섭과 강지환 그리고 스태프들의 헌신적인 참여에도 불구하고, 극장 부금이 사기를 당해 아직 그들 노력의 지분을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하루빨리 법적으로 해결돼 그 수익금이 그들의 노력한 가치로 돌아가길 바란다. ‘풍산개’ 역시 헌신적인 배우와 스태프들의 피와 땀이 서린 영화다. 꼭 이익이 나길 바라며 진정한 영화인들인 그들이 그 가치를 존중 받기를 기도한다.”
▲ 전 감독이 김기덕의 조감독 출신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는 2005년 영화를 배우기 위해 자신의 단편을 들고 칸에 있는 저를 찾아왔고, 바로 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와 바로 연출부 생활을 했다. 유럽과 미국에 오래 살아 한국 영화계에 적응은 다소 어려웠지만, 분명히 자신만의 색깔이 있고 혼자 작업한 단편 영화 ‘물고기’가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 됐으며, ‘아름답다’도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에 출품됐고.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에선 그랑프리도 탔다. 그럼에도 국내 흥행에 부진했기 때문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적다. 그러나 그는 이번 ‘풍산개’로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한국 영화 현장은 신인감독에 대한 배려가 조금 아쉽고, 전 감독도 그 고통 속에 굉장히 외로운 작업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그에게 약이 되어 고스란히 스스로의 발전이 될 거라 믿는다. 그리고 현재 나를 마지막으로 지켜주는 사람이다. 아마 전 감독이 없었다면 나는 일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 ‘풍산개’가 김기덕에게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나는 15년 동안 19편의 영화를 감독하고 각본과 제작을 맡아 왔다. 그 동안 무수히 한국 영화계의 모순을 보았고, 말도 안 되는 일을 겪었다. 영화판도 사람 사는 세상인데, 나는 좀 더 순수하게 본 것 같다. 이제 한국영화계는 그냥 도박판 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영화에서 더 이상 새로운 영화가 과연 나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 ‘풍산개’는 자본과 시스템을 대체할 첫 영화다. 나는 영화인의 열정과 영화의 주제, 그리고 진정한 영화의 가치를 통해 벽을 넘어설 것이다. 열정으로 만든 영화 ‘풍산개’가 거대한 제작비를 투자한 영화를 넘어서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풍산개’가 그 첫 단추다. ‘풍산개’는 폭약도 충분히 터트릴 수 없었고 세트를 마음껏 지을 수 없었고 흥행 배우도 없지만, 영화의 강한 주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담았다고 생각한다. 통일을 바라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모두 <풍산개>를 보았으면 좋겠다. 아직 한국에 한국 영화의 미래에 희망을 가진 관객들이 있다면, 내 꿈도 분명 이뤄질 것이다.”
영화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김규리)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분단 드라마로 오는 2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