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소규모로 시작한 집회는 일주일째인 지난 4일 경찰 추산 1000명이 모였고 대학생뿐 아니라 고등학생과 30-40대, 학부모, 시민들도 일부 참여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집회를 주도하는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7일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 및 이명박 대통령 사과 촉구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또 오는 10일에는 6.10 민주항쟁 24돌과 연계해 대규모 촛불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은 7일부터 10일까지 반값 등록금 집회, 시위를 금지한다고 주최 측에 통보해 대규모 연행 사태 등 물리적인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
일각에서는 2008년 촛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경찰은 경비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올해 사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54만 원을 기록했다. 빌린 학자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학생도 2만5000명을 넘어섰다.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아르바이트를 감내하는 생활고와 극심한 학점 경쟁, 취업난으로 휴학하는 학생이 급증하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마저 잇따르면서 이른바 ‘88만원 세대’는 등록금 문제를 구심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여권에서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던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지만, 구체적인 대안 없이 여권 내부에서조차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여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한대련이 지난달 28~29일 이틀에 걸쳐 ‘청년실업 해결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문화제와 집회를 열었지만 29일 경찰이 광화문광장에서 기습시위를 벌여 대학생 73명을 연행했다.
이후 매일 광화문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배우 권해효씨와 김여진씨, 방송인 김제동씨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며 규모가 커졌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원내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도 현장을 찾았고,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문화평론과 진중권씨도 학생들을 직접 만나 지지를 보냈다.
한대련과 등록금넷은 7~10일 청계광장에서 ‘조건없는 반값 등록금 촉구 국민 촛불집회’를 열기로 하고 각계각층에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