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반 총장의 연임 도전 선언과 유엔 분위기를 타전하는 기사에서 반 총장을 비판하는 유엔 회원국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즉, 반 총장은 전체 유엔 회원국들의 '절대적인' 지지보다는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 5개국의 '제한적인' 지지를 얻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반 총장이 미얀마, 아이티, 파키스탄 등지의 인권, 환경, 여성 이슈에서 성과를 냈지만 중국, 러시아 등 거부권을 가진 국가들의 이해가 걸린 문제에서는 침묵했다"는 익명의 외교관들의 비판을 실었다.
즉 "반 총장이 대단히 업무를 잘해서라기보다는 같이 일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평가다. 로이터는 "유엔 국가 대표들이 반 총장을 경멸하지는 않지만 그가 7명의 전임자들보다 뛰어난 업무 수행을 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인권 문제 등에서 그가 행한 비일관성도 지적됐다. 로이터는 "중국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류샤오보를 탄압했을 때 반 총장은 침묵하는 등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로이터는 "반 총장에 대한 가장 심한 비판은 노르웨이의 모나 줄 유엔 부대표의 2009년 메모에서 나왔다"며 "줄은 반 총장이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짜증을 계속해서 내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줄은 더 나아가 "2009년 스리랑카 소요에서 수천명의 민간인이 정부군에 의해 학살될 때 반 총장은 그저 힘 없이 보고만 있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반 총장의 전임자인 코피 아난을 비난했던 존 볼튼 전 유엔 미국대사는 반 총장을 치켜세워 눈길을 끌었다. 로이터는 "볼튼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불법이라고 규정했던 아난을 비난했지만 반 총장은 비판하지 않았다"며 "그는 '반 총장이 회원국들의 이해를 잘 반영하는 유엔 사무총장의 임무를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유엔 외교관들의 말을 빌어 "지난 3월 이미 반 총장은 미국을 비롯한 5개 거부권 행사국의 연임 지지를 받아 놓았다"며 "유엔 사무총장은 공식적으로 유엔 총회에서 승인되지만, 실제로는 이들 상임이사국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