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 총장의 1기 5년 임기는 올해 말 만료된다. 반 총장이 공식적으로 재선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무총장 추천권한을 갖고 있는 안보리는 금주중 비공개 회의를 열어 반 총장을 단독 후보로 유엔 총회에 추천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금까지 반 총장에 맞서 출마의사를 밝힌 경쟁자는 없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의 지지를 포함해 유엔 회원국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어 재선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안보리가 반 총장을 후보로 추천하게 되면 이달 말께 열리는 총회에서 박수로 반 총장의 연임이 결정된다.
반 총장의 재선이 확정되면 아시아인으로는 부트로스 갈리 이후 35년만에 첫 재선 사무총장 탄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반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보다 강한 유엔을 건설한다는 나의 처음 계획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이를 위해 5년 더 봉사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임동안 나는 유엔 시스템내에서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십의 빈부격차속에서 교량역할을 하는데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며 "기후변화 이슈를 최고 어젠다로 만들고, 미얀마와 아이티, 파키스탄 등지의 재해에 신속하게 대처해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을 보람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재선 도전 의사를 밝히는 이유에 대해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9월 유엔 총회때 향후 5년 청사진을 발표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상반기중 연임이 확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반 총장은 한국 특파원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4년반 동안 쌓은 회원국들로부터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직면한 다중적인 도전들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평화, 안정, 개발, 인권 증진을 구현하는 노력을 선도해 나갈 생각"이라며 "특히 새천년개발목표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지속가능한 개발 의제를 제시해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노력도 배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와 국민의 한결같은 성원에 감사한다"며 "유엔 가입 20주년이 되는 한국이 이룬 그간의 놀라운 경제발전과 성숙한 민주화는 유엔이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를 향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국제사회의 기여는 정부의 힘 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여유있는 자선 행위도 아니다"라며 "이 기여가 한국의 브랜드 파워와 국익을 신장시키는 투자가 되는 것이며 일류 한국과 세계시민에 걸맞은 성숙한 시민의식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P, AFP, 로이터 등 외신들은 한국 외교부장관 출신인 반 총장이 카리스마 부족과 저자세 외교 스타일로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기후변화를 지구촌 최고 이슈로 만들었고, 비핵화 노력, 여성과 아동 인권신장 노력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면서, 특히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강한 지도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반 총장은 이날 안보리 15개 이사국 대표 및 총회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냈으며 아시아그룹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중남미, 동구, 서구 그룹들과 잇따라 회동을 갖고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