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규 총장은 국회의 중수부 폐지안에 대한 대응책과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반응에 대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집무실로 들어간 뒤 곧장 회의실로 향했다.
김 총장보다 먼저 대검에 나온 박용석 차장검사 등 다른 대검 간부들도 모두 비장한 표정으로 이날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김홍일 중수부장과 우병우 수사기획관 등도 참석했다.
대검은 회의가 끝나는 대로 검찰 차원의 종합적인 입장을 성명 형태로 발표할 방침이다.
성명에는 이번 부산저축은행그룹 수사를 통해 서민 예금을 담보로 금융당국과 정관계의 비호 속에 저지른 수조 원대의 비리를 파헤친 것처럼 과거 수많은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 온 대검 중수부가 존치돼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권에서 이는 중수부 폐지 움직임의 부당성을 역설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대검은 김준규 총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총장 명의의 성명서를 차장또는 대변인이 대신 발표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오후 2시께 끝날 예정으로 검찰 간부들은 점심 식사도 미룬 채 검찰 차원의 대응 방안을 각자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간부들은 김 총장에게 더는 정치권에 끌려 다닐 수 없다며 강도 높은 대응이 필요하다는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하고 있는 중수부 간부들은 '중수부 폐지는 부패사건 수사를 무장해제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력하게 반발, 수사팀 내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전 11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 회의실에서 대검의 과장급 이상 간부 40여 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