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오바마, 한국에 큰 선물

2011-06-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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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큰 선물'을 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현 주한미국대사 후임으로 성김(한국명 김성용·51) 6자회담 특사를 지난 3일 내정, 한국은 물론이고 워싱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로 한인이 임명된 것은 한미 수교 129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한미 관계에 있어 획기적인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근현사를 거치며 미국은 급변했던 한반도 정세에 깊에 개입하며 한반도와 애증관계를 형성해 왔다.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맹으로 발전한 두 나라의 관계는 이번 성김 주한 미국 대사 선임에 따라 큰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인계 주한 미국 대사 임명은 최근 중국계 게리 로크 상무장관의 주중 대사 지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최초로 중국계 주중 미국 대사 임명에 따라 중국에서 큰 반향과 호감이 일었고, 같은 맥락으로 한국에도 '큰 선물'을 했다는 것이다. 1960년생인 김 내정자는 중학교 1학년 때인 197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민, 시민권을 취득했고, 펜실베이니아대, 로욜라 로스쿨을 거쳐 검사 생활을 하다 외교관으로 전공을 바꿨다. 당연히 한국말과 한국 문화도 익숙하기 때문에 양국의 현안을 원만하게 처리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에는 특사로서 10번이 넘게 방문했으며 6자회담 대표 등 주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맡아 왔다. 가장 최근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한국을 방문해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정부 고위 인사들과 면담했다.

성김 내정자는 지난 4월 이미 한국을 비롯해 태국, 몽고 등 아시아 국가 대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워싱턴 정가에서 돌았었다. 한국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한국계 게다가 귀화 미국 시민권자를 대사로 임명한 적이 없기 때문에 기대로만 그칠 수 있다는 아쉬움이 앞섰다.

그러나 2003년 주한 미 대사관 1등 서기관, 2008년 7월부터 6자 회담 특사로 활동을 해오는 등 북한, 아시아 관련 전문가로서 김 내정자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발탁하기에 쉬웠다는 분석이다.

또한 오바마 정부의 핵심 인물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톰 도닐런 국가안보보좌관 등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업무를 해온 점도 도움이 됐다.

성김 내정자는 한국 정부의 동의와 미 상원의 인준 절차를 밟아 8월쯤 부임할 전망이다. 상원 인준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기 때문에 한국이 성김 주한 미국 대사를 맞을 것이 확실하다. 한미 현대사에 남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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