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최고 땅부자… 전년 1위 삼성 제쳐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국내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 가격이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재벌닷컴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자산 순위 10위권 그룹에 소속된 581개 계열사가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2009년 말 58조5238억원에서 지난해 말 60조9638억원으로 4.2%(2조4400억원) 늘었다.

그룹별로는 롯데그룹(78개사)이 전년보다 5% 늘어난 13조8724억원으로 삼성그룹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전국 주요 도시의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의 땅값이 급등한 결과다. 특히 롯데그룹은 전체 자산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17.9%에 달했다.

삼성그룹(78개사)의 땅값은 총 13조4583억원이었다. 면적은 롯데그룹보다 더 많았지만 가격 상승률이 1.3%에 그쳐 1위 자리를 내줬다. 현대차그룹(63개사)은 현대건설 인수 등에 힘입어 2009년 말 7조5902억원에서 작년 말 8조913억원으로 6.6% 증가했다.

이어 SK그룹(86개사) 6조1778억원(2.5%↑), LG그룹(59개사) 4조9084억원(6.8%↑), GS그룹(76개사) 4조2586억원(4.3%↑), 한화그룹(55개사) 3조4227억원(4.8%↑) 순이었다.

또한 현대중공업그룹(21개사)은 현대오일뱅크 등을 인수하면서 2조6792억원으로 6.7% 늘었으며, 두산그룹(25개사) 2조2623억원, 한진그룹(40개사) 1조8327억원 등이었다.

개별 기업별로는 도심에 백화점이 많은 롯데쇼핑이 보유한 토지 공시지가가 전년보다 8.2% 증가한 5조1050억원에 달했다. 2위는 삼성전자가 보유 토지 중 일부를 삼성SDS 등 계열사에 매각해 0.9% 줄어든 4조5548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호텔롯데(4조746억원), 삼성생명(2조8038억원), 현대자동차(2조6961억원), SK이노베이션(2조2106억원), 기아자동차(2조631억원), 롯데물산(1조8103억원) 등의 순이었다.

한편, 국내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투자 대신 자신의 배불리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유보율은 사상 최고치인 1219.45%로, 잉여금이 자본금의 12배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