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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화대는 최근 진웨스트 빌딩 현판으로 학생들 반대에 부딪혀 현판을 내리기로 했다.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상업화 물결이 중국 대학가를 휩쓸면서 학문과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 대학이 본질의 자세를 잃어가고 있다는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중국신문망)은 최근 중국 대학가에서는 대학 건물 문패에 기부기업의 이름을 달고, 교수들 사이에서는 상장사 이사직 겸직 등 행위가 비일비재하고, ‘윗사람에 대한 예절’ 등과 같은 수업이 개설되고 있는 등 대학이 상업화 논란에 휩싸였다고 3일 보도했다.
중국 명문 칭화대는 최근 새로 지은 한 강의동 명칭을 ‘진스웨스트 빌딩(Jeanswest Building)’으로 명명했다가 학생들의 거센 비난에 부닥쳐 이를 사실상 철회했다. 진스웨스트는 호주 패션 브랜드로 칭화대에 거액의 기부금을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지난(暨南)대도 한 강의동에 부동산 개발업체 문패를 걸면서 학생들 반대에 부딪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대학 교수들 사이에서는 겸직을 하는 게 유행하고 있으며, 가르침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연구 성과에 치중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한 명문대 학장은 “교수를 하면 연봉이 7만 위안(한화 약 1100만원)에 불과하지만 “연구성과를 내면 매년 수입이 50~60만 위안까지 늘어난다”며 “당연히 가르침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윈난(云南)대 리샤오빙(李曉冰) 부교수는 한 심포지엄에서 “교수직은 기초다. 그러나 모든 에너지를 가르침에 쏟아 붓는 건 나 자신을 망치고 남만 빛내주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50만 위안 짜리 BMW 자가용을 타고 출퇴근 하며 상장기업 3곳의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또 베이징 사범대 부동산연구센터 둥판(董藩) 교수 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나이 마흔에 몸값이 4000만 위안(한화 약 68억원)이 안되면 나를 찾아올 생각도 마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최근 광시(廣西) 후베이(湖北) 푸젠(福建) 등 일부 지역 대학에서는 취업이나 직장 매너 등과 관련 수업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이런 수업에서는 윗사람과의 식사자리, 술자리에서의 매너, 심지어 어떻게 함께 차를 타는 그런 ‘기교’까지 배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대다수 중국인들은 “대학이 상업화에 물들었다” “대학이 돈맛을 알았다” “본연의 자세를 잃었다” “진리탐구의 자세는 사라졌다” 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하버드나 예일대 등 국외 유수 명문대학에서도 기업에서 기부금을 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대학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의 찬조금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화난사범대 장민(張敏) 교수는 “대학이 찬조금을 받고 어떻게 사회에 환원하는 가의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잇지만 자금 조달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될 게 없다”며 “너무 높은 도덕적 잣대로 대학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대학생들도 대학이 너무 상업화 되서는 안되지만 사회와 너무 괴리감이 있어서도 안 된다며 대학생들의 향후 사회생활에 대한 지도도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