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박찬구 회장은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날 이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며 “검찰에 들어가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2일 검찰의 본사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날 박찬구 회장은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IISRP(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 행사에서 “죄 지은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비자금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도 비자금 루트로 지목되는 금호석유화학 협력업체의 차명계좌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측 자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검찰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해왔다. 특히금호석유화학 주식 매입자금 출처에 대해 사내 직원들을 모아 놓고 “금호산업 주식 매각자금과 골든브릿지 등에서 차입한 돈”이라며적극적으로 해명하기도 했다.
‘형제의 난’으로 불리는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 다툼 이후 양측은 관계가 틀어졌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와의 계열분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보다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서로간 보복성 고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공정거래위에 계열분리 신청을 했는데 오는 6월 17일이면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