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역과학기술에 대해 지자체중심·규모화·특성화를 지향하고 있으나 지역 연구·개발(R&D)이 실질적으로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최근 분석한 지역 기술개발활동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3~2007년간 지방연구조직은 70.2%, 연구인력은 41.5% 증가했다.
하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의 수도권 집중도는 2004년 48.2%에서 2008년 48.1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광역경제권이 그 규모에 비해 경쟁력과 잠재력이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적 증가에 따른 일부 성과에도 불구, 지역 R&D가 실질적으로 지역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광역경제권은 혁신인프라에 비해 대내·외 기능적 연계가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STEPI는 보고서에서 세계 20개 광역경제권의 연계성 경쟁력에 대해 밝혔다.
전 세계 주요 20개 광역권 중 국제특허출원 등 수도권의 혁신인프라 수준은 7위였으나 지역간 의사결정체제 등을 종합한 연계성 경쟁력은 11위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과학기술정책이 현 정부의 철학인 지자체중심·특성화·지역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있는지 진단하고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지역 R&D에 대한 통일된 정의가 없어 지역과학기술정책의 성과평가를 통한 정확한 인과관계 파악이 어렵다고 과학기술계는 지적하고 있다.
지역과학기술정책의 대상과 범위에 혼란만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계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지역발전위원회의 역할분담에 따라 ‘지역R&D’를 정의하고 ‘지역별 R&D 활동’ 보조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R&D는 지역 자체의, 지역에 의해 기획된, 지역을 위해 마련된 R&D사업으로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사업 추진을 위한 지방 R&D재원의 확대도 밝혔다.
지방재정조정제도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지역차원의 기술개발 활성화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R&D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방소비세를 확대해 지역 특성화를 R&D에 투자하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지역 과학기술정책의 진단을 위해서는 지역 R&D의 개념, 대상과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통해 공간·재원·지원대상·설립주체·사업유형별 지역 R&D에 대한 대상과 범위에 대한 현황자료나 통계도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