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비리 사건으로 은진수 감사위원이 구속됐고, 배국환 감사위원도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감사원은 개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윤씨는 감사원의 저축은행 감사가 진행중이던 지난해 9월 10일 하 감사위원을 만나 점심식사를 하면서 ‘감사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이에 하 감사위원은 이날 “평소 알고 지내던 건축사 A씨를 통해 ‘제이원 개발 회장’이라는 윤씨를 소개받았다”며 “한번 식사 한 이후 윤씨와 연락도 한번 안했고, 만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 자리에서 “저축은행에 조금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감사원) 감사를 잘 부탁한다”고 하 감사위원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감사위원은 “그 당시에는 윤씨가 문제가 되고 있는 브로커인지 몰랐다”며 “내가 저축은행 감사의 주심이었지만 감사결과를 보고 받은 건 지난해 11월 15일로 윤씨를 만났을 때 조사 내용조차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하 감사위원은 윤씨를 만난 뒤 10여일 후 감사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 때문에 윤씨가 하 감사위원을 상대로 더욱 거센 로비를 벌였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감사원이 저축은행 감사를 하면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강한 압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제가 감사원장이었을 때 금감원이나 금융계에서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서 굉장한 저항이 있었고 감사를 저지하려는 듯한 요청이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또 “특히 금감원에서 저축은행 문제를 자기들에게 맡겨주면 조사할테니까 감사원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이날 부산저축은행그룹으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광수(54)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차관보급)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그룹 관계자에게서 “김광수원장에게 ‘금융위원회 쪽에 힘을 써달라’고 부탁하고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또 김 원장이 2006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저축은행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규제 완화 등의 특혜를 주고, 2008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재직 시절 부산저축은행의 대전·전주저축은행 인수를 도왔다는 의혹도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