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일렉, 답답함 풀릴 날…

2011-06-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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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영빈 기자)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니 답답하죠."

최근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한 간부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말이다. 회사가 7년째 M&A시장에 계류하고 있어 제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답답함이었다.

대우일렉은 최근 기대를 모았던 이란계 가전기업 엔텍합과의 인수 협상이 또다시 결렬되는 아픔을 겪었다. 2005년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이 매각을 결의한 이후 세 번째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연거푸 새 주인을 찾지 못해 허둥댈 줄 알았던 이 회사는 되레 슬그머니 상승마를 타고 올랐다.

대우일렉은 TV, 에어컨, 청소기 등의 사업부터 정리했다. 적자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악화된 제품까지 가져갈 순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백색가전 부문에 역량을 집중했다.

우드시트 냉장고, 드럼업 세탁기 등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국내 최소형 7㎏ 드럼세탁기와 전자레인지 등 틈새시장을 파고든 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엔텍합과의 협상 결렬 직후에도 이 회사는 초연한 표정으로 상업용 전자레인지 시장으로의 신규 진출을 선언했다.

숫자가 결과를 말해줬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 13배 증가. 2008년 영업이익 32억원에서 1년 만에 매출 1조1272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지난해에도 매출 1조2830억원,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하며 완연한 흑자세로 돌아섰다.

대우일렉은 다시 스웨덴 가전기업인 일렉트로룩스라는 새 주인 맞기 작업에 착수했다. 자금력이 풍부해 어려움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일렉이 그토록 목말라했던 투자가 이뤄질 시점이 오는 걸까.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가 녹록지 않다"던 중견 직원의 답답함이 곧 풀릴 날을 어림잡아본다. 김칫국부터 마시자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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