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미국 제조업지수는 2009년 9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민간 고용이나 소비도 예상치를 밑돌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27%(27.14포인트) 하락한 2114.20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6.10원 상승한 1080.70원으로 마감하면서 6거래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 니케이평균주가지수가 1.69%, 대만 가권지수는 0.78%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홍콩 항셍지수도 각각 1.5% 안팎으로 내렸다.
증권가는 다시 불거진 세계 경기둔화 우려로 상당 기간 지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 온 3% 아래로 하락했다. 하루 만에 0.11%포인트 떨어진 2.94%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에서 시작된 미국 경기 둔화가 민간 고용·소비로 번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애초 5월 민간 고용을 전월보다 17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미 고용조사업체 ADP 임플로이어 서비스는 3만8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서비스업도 4만8000명이 늘어나면서 예상치를 밑돌았다. 광공업 일자리는 9000개 감소했다.
5월 제조업 지수도 53.5를 기록하면서 2009년 9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57.1로 예상했다.
유럽 재정위기 또한 해소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무디스는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사실상 디폴트 등급으로 평가됐다.
증시 반등 시점은 빨라야 6월 중순 이후로 점쳐졌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지표 악화와 2차 양적완화 종료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6월 중순까지는 글로벌 증시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도 "반등 관건은 결국 미국 경기지표 개선"이라며 "이번 조정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점으로 꼽혔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VIX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 3차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이번주 들어 부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VIX는 18.30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장기 평균치인 20포인트를 밑돌고 있다. 애초 그리스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0년 5월 VIX는 50포인트에 육박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악화가 추가적인 양적완화 필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며 "되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이번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