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정 수석도 즉각 반격에 나서는 등 두 사람 간 갈등의 골이 다시금 깊게 패이고 있다.
당 저축은행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은 박지원 의원은 30일 처음 열린 TF 회의에서 “어제(29)도 내가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지낸 정 수석이 (구속 기소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면서 “(정 수석이) 이를 부인한다면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겠다”고 압박했다.
정 수석은 지난 2004년 10월부터 2008년 4월까지 최근 불법대출과 부실운영으로 영업 정지된 삼화저축은행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확인돼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정 수석의 저축은행 사외이사 재직은 불법이나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박 의원이 거듭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로비 의혹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감사원장 재임 시절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압력이 들어왔다”고 밝힌 김황식 국무총리, 그리고 정 수석을 의혹규명의 열쇠를 쥔 3인방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정 수석은 이날 박 의원의 주장과 관련해 “사외이사를 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부풀리는 건 아주 옳지 못한 접근방식”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정 수석은 “밀접하고 친하다는 기준이 뭐냐. 사외이사를 한 것만으로 그렇다는 건지, 아니면 무슨 청탁이라도 받았다는 건지 증거를 대고 얘기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한 것은 당시 언론에도 보도된 공개된 사실”이라며 “사외이사를 3년 넘게 했으니 (신삼길 회장의) 얼굴도 알고 과거에 만난 적도 있다. 그러나 지인 수천명 가운데 한명일 뿐 친분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정 수석은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박 의원의 원내대표 퇴임과 관련, “‘서로 불편했던 기억도 그저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자’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수석은 당시 “모든 공(功)은 의원들에게 바치고, 모든 과(過)는 내가 갖고 가겠다”는 박 의원의 말을 전하며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정치지도자의 풍모가 돋보인다. 건승을 기원한다”고 덕담을 건네기도 했었다.
정 수석은 지난 1월 박 의원이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주장하자 “당·청을 이간질하는 반간계(反間計·적의 첩자를 이용해 적을 제압하는 계책)를 쓰고 있다”고 직격하는 등 적잖은 언쟁을 벌여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