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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실의 '바람이 달리는 호수 (큐가든 런던)'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6월 1일부터 서울 관훈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여는 ‘박성실·박소연 2인전-그린(Green) & 블루(Blue)’ 은 어느 작품이 그림이고 사진인지 헛갈릴정도다.
'사진같은 그림'을 선보인 박성실 작가는 원래 추상화작업을 했다. 작가는 작업하는 남편을 따라 17년전 영국에서 머무는 동안 자연속에서 '몰아일체'가 됐다. 주변의 풀과 숲등 자연과 대화를 나누며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외국에서 온몸으로 체득했다.
“영국의 큐가든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길이 생겼어요. 물결을 보는 나도, 호수 위를 달리기 하는 바람도 신났던 시간이었죠.”
‘윔블던 대나무'등 지난해 귀국하기까지 그가 선보인 자연을 담아낸 식물적인 작품은 동양의 서정과 서양의 채색이 교감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서울과 런던, 베이징 등에서 9번의 개인전을 가지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화면에 풀어낸다.
이번에 출품한 신작들은 식물을 대상으로 했던 이전 작업과 사뭇 다르다. 큐가든 호수를 배경으로 한 ‘바람이 달리는 호수’와 차창 밖으로 미끄러지는 빗방울을 그린 ‘길 위의 여름 비’ 등은 추상화분위기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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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바람의 치유, 120X70, 디아섹 |
"내 카메라 속으로 들어온 숱한 색과 바람을 보면서 문득 비 오는 거리와 바람에 휘청거리던 지난 시간을 돌아봅니다. 그 시간은 그저 아픔이, 바람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림같은 사진'을 선보이는 박소연 작가는 비핸즈(옛 바른손카드)대표다.
서울여대 산업미술과와 같은 대학원 공예과를 나온 뒤 미국 애리조나 대학원 석사과정, LA아트센터 컬리지 오브 디자인 연수를 거친 작가는 아트디자이너로 활동하다 무언가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즈음 사진을 만나게 됐다.
그는 세상의 수많은 형상들을 빛과 색으로 보면서 점점 카메라를 통해 세상의 빛깔을 보는 일에 몰입하게 됐다.
작가는 "셔터를 누르며, 내 카메라 속으로 들어온 수많은 색과 바람을 보며 문득, 비 오는 거리와 바람에 휘청거리던 내 지난 시간을 돌아 본다"며 "작업을 통해 가슴 벅차오르는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현금 토포하우스 대표는 "박성실 작가와 박소연 작가는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여성작가의 섬세한 감성으로서 관객에게 전한다"면서 "그녀들의 화폭에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스쳐지나가는 소소한 존재물에게 조차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6월 14일까지. (02)734-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