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당장 보건의료 발전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가 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들은 제각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중복 투자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뿐만이 아니다. 부처별로 어디서 무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형편이다.
◆ HT에 대한 정립부터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R&D 투자의 확대와 HT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고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재선(자유선진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의료강국을 지향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R&D부분에 대한 정부투자가 미흡하다는 것은 아이러니 한 일”이라며 “말뿐이 아닌 진정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개념과 기준을 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처 간 중복투자를 막고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은 12조3000억원이다. 전체 R&D 예산 중 9%인 1조835억원이 보건의료 항목인 ‘건강증진 및 보건’에 투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의 전체 R&D 예산 1473억달러 가운데 보건 관련 예산은 308억달러다. 비중으로 따지면 20%를 훌쩍 뛰어 넘는다.
국내 보건의료 R&D는 주도 기관이 불명확한 것도 문제다.
미국의 2006년 총 보건의료 관련 R&D 예산 297억달러 가운데 보건국(HHS)에 편성된 예산은 290억달러(97%)였다.
영국의 경우 2004~2005년 전체 보건의료 R&D 예산 12억파운드 중 보건부(DH)에 편성된 예산이 6억파운드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분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편성된 R&D 예산은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기준 전체 보건의료 관련 R&D 투자규모는 1조835억원. 이 가운데 복지부에 편성된 예산은 2773억원으로 26%에 불과하다.
남복현 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 사무관은 “앞으로 복지부가 집행하는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타당성 있는 근거로 설득해 예산이 확대 편성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실용화 부문 투자 시급
선진국의 경우 R&D 투자에 있어 기초연구만큼 많은 비용을 실용화 단계인 임상연구에 투자한다.
미국은 2009년도 보건의료 R&D 예산 중 56%는 기초연구에 44%는 임상연구에 투자했다. 균형을 맞춘 것이다.
이왕재 서울대 의대 교수는 “HT R&D 추진은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용화 단계 투자가 부족하다.
2009년도 R&D 투자 자료에 따르먄 기초 탐색 분야의 투자 비중은 50%에 달했지만 초기 실용화 단계인 전임상과 임상 분야 비중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선경 한국보건산업진흥원 R&D진흥본부장은 “HT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R&D를 기술위주로 접근하면 안된다“며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임상을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