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국내 시장 특성상 선물ㆍ옵션 만기일에 한꺼번에 몰리는 거래량을 감안하면 현행 동시호가 제도가 가장 이상적"이라며 "이를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동시호가로 단일 결제가격을 정하는 대신 해외 주요 국가처럼 만기일 평균 값으로 바꿔 시장 충격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국내 여건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금융위원회ㆍ금감원ㆍ한국거래소가 작년 11월 11일 옵션사태 이후 구성한 태스크포스(TF)도 올해 초 대책을 내놓으면서 동시호가 관련 개선안을 담지 않았다.
반면 증권가는 현행 제도로는 옵션사태 재발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옵션 만기일 충격 완화를 위해 꾸준히 결제가격 산정방식을 수정해 왔다"며 "국내 증시에서 최근 10년 동안 만기일 영향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옵션사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대개 만기일 전체 또는 부분 평균 값으로 결제가격을 산정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웨덴을 보면 만기일 전체 지수 움직임을 거래량으로 가중해서 구한 평균값이 결제가격으로 정해진다. 홍콩도 만기일 하루 동안 5분 단위로 계산한 지수 값을 평균해서 구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벨기에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뽑은 평균치를 결제가격으로 택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동시호가 제도를 폐지하기는 어렵더라도 결제가격을 뽑는 방식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평균치를 적용하는 해외 주요 국가에서 만기일 영향이 미미하거나 관측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동시호가는 주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장 시작 1시간ㆍ종료 10분간 호가를 모아 단일가격에 매매를 체결시키는 제도다.
국내처럼 선물ㆍ옵션에도 이를 적용할 경우 현ㆍ선물 기준 값을 일치시켜 헤지와 차익거래에 용이할 수 있는 반면 주가 급등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에서 10분 동안 예상지수를 감안해 물량을 넣고 빼면서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동안 개미만 번번이 당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