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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 작가가 3.5m 높이 거대한 한지설치작품을 갤러리현대에서 전시한다.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한약방을 운영하던 큰할아버지는 맥을 짚은 다음 한지종이에 삼각형 모양으로 약을 접었다. 인상적이었다. 어린시절 한약방에서 놀면서 보았던 그 모습은 서양화가 전광영(67)을 만들었다.
약을 싸던 한지와, 보자기의 정성, 약탕기에 약을 달이던 기억은 그의 작품 '집합'에 녹아들었다.
한약방에서 놀던 어린꼬마는 이제 세계미술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우뚝 섰다.
한국인의 정서를 드러내는 한지를 이용하여 수공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작업방식을 갖고 있는 독특한 작품세계는 한국 현대미술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수많은 삼각형조각을 만든 '집합' 연작은 1995년부터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아왔다.
그의 작품은 미국 맨하탄 UN본부의 한국 유엔 대표부 메인 로비에 설치되어있다. 또 올해에는 미국 연방 산하기관인 워싱턴 DC의 우드로 윌슨 센터(Woodrow Wilson Center)에 아시아 미술가로는 처음으로 작품이 영구 전시되어 화제를 모았다.
2008년 뉴욕의 유명 갤러리 로버트 밀러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이후로 주가가 더욱 올라갔다. 미국 코네티컷 주의 MOMA라고 불리우는 얼드리치 현대미술관과, 일본의 모리아트센터(2009) 등에서 초대전을 열며, 세계미술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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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홍콩아트페어 퍼블릭 스페이스에 선보이는 전광영의 집합 설치작품. |
작가는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홍콩아트페어에서는 행사장 내 별도 공간을 지정받아 작품을 전시하는 ‘퍼블릭 스페이스’ 작가 20여명 중 한 명으로 선정돼 대형 구(球) 작품을 전시한다.
6월에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 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며 2012년에는 버지니아주 린치버그대 도라미술관에서 전시를 계속한다. 내년에는 중국 베이징의 금일미술관을 비롯해 스페인과 독일 등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다.
해외에서 더 주가를 올리고 있는 작가 전광영씨가 국내에서 6년만에 대규모 개인전을 펼친다.
'집합'연작 40여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색이 서서히 퍼져나가는 그라데이션 효과가 돋보이는 에메랄드 색깔의 작품이 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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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 작가 신작. Aggregation11-JA007 RED, 2011, 197x297cm |
스프레이를 뿌려 작업한 것 같지만 작가가 직접 천연재료들로 만든 염료로 하나하나 물들 인 것. 분화구처럼 보이는 구덩이 무늬들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입체적인 부문에서도 변화를 시도했다. 울퉁불퉁, 여기저기 생겨난 커다란 구덩이에서 생명체들이 뛰쳐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작업한 새로운 ‘Aggregation(집합)’ 시리즈를 선보이는데, 높이 3.5m 크기의 초대형 설치 작품을 포함해 다채롭게 진화된 신작이 소개된다. 전시는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에서 오는 6월 1일~ 30일까지.(02)519~0800.
◆ 전광영작가=강원도 홍천출신. 1968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1971년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의 록펠러재단을 비롯해 윌리엄펜기념미술관(필라델피아),호주국립현대미술관(캔버라),피델리티투자회사(보스턴),콘티넨털-벤탈 L.L.C(워싱턴),로즈웃스톤그룹(캘리포니아),오라클그룹(뉴욕),체이스맨해튼은행(뉴욕),LG그룹,한화그룹,웅진그룹,한진해운,신라호텔,조선호텔,일신방직,세아그룹 등에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