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전체가 각오를 다지기 위해 머리를 짧게 깎았지만 타격 페이스는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15일 ‘라이벌’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단 한 점도 뽑지 못하고 0-5로 완패했다.
전날 경기에 앞서 머리를 깎고 승리를 올린 지 하루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두산은 이로써 이번 시즌 6번째 영패를 당했다.
두산은 이번 경기에서의 SK 이승호(37번) 외에도 KIA 윤석민, LG 박현준, 삼성 차우찬 등 제구력이 좋은 수준급 투수만 만나면 방망이가 맥을 추지 못했다.
지난해 팀 타율 2위(0.281)에 올랐던 막강한 화력이 이번 시즌 들어 실종된 것이다.
정교하고 끈끈한 승부를 펼치며 상대 투수를 괴롭혔던 두산 타자들은 어이없는 볼에 방망이를 휘두르며 숱한 찬스를 날리고 있다.
그 결과로 현재 팀 타율이 0.261를 기록하며 5위로 처졌다.
지난 몇 년 동안 막강한 타력과 든든한 불펜진을 앞세워 상위권을 유지한 두산으로서는 전력의 한 축이 무너진 형국이다.
최근 잇따라 맥없이 경기를 내준 두산은 5월 승률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은 0.250(3승9패)에 머무르고 있다.
4월만 하더라도 SK와 1, 2위를 다퉜지만, 지금은 3위 자리도 불안한 상황이다.
공동 4위인 삼성·KIA와 승차 없는 6위에 올라 있는 롯데에 불과 0.5경기 차로 앞섰다.
두산 입장에서 한층 심각한 문제는 찬스 상황에서 병살타가 쏟아지며 득점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은 8개 구단에서 가장 많은 39개의 병살타를 때리고 있다.
15일 경기에서도 3회, 7회, 8회 등 3차례나 병살타를 때려 자멸하고 말았다.
특히 3회 1사 1, 2루에서 나온 김동주의 2루수 직선타구 병살타는 상당히 잘 맞은 타구라는 점에서 운이 없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자꾸 공격의 맥이 끊어지면서 신경이 날카로워진 두산은 6회 김동주와 양의지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놓고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타자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나무랐다.
두산 관계자는 “훈련도 많이 하고 타격 코치도 상대 투수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지만 슬럼프가 이상하게 길어지고 있다”며 “타격 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