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서울르네상스-下> 접점 못찾는 남산 르네상스

2011-05-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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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최근 있었던 석호정 존치 방안 공청회 모습. 서울시와 중구청 등이 석호정 이전 문제를 놓고 아직도 논의 중인 가운데 최근 구청장이 바뀌어 귀추가 주목된다.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서울시가 남산을 문화와 예술이 연결된 특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남산르네상스 사업'도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 사용에 문제가 없는 케이블카 대신 곤돌라리프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돼 케이블카 업체가 반발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국궁터인 석호정을 이전하겠다는 계획 또한 논란의 중심에 있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장충·예장·회현·한남·N타워주변 등 5개 지구로 나눠 개발중인 남산르네상스 사업은 대부분 완료되고 현재 예장자락과 회현자락만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서울시의 계획대로라면 주민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체육시설뿐만 아니라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이뤄졌던 통감관저터나 옛 중앙정보부 청사 등 역사적 공간까지도 남산르네상스 사업으로 사라지게 된다.

특히 명동과 충무로에서부터 한옥마을 진입로까지 공원화하는 사업인 예장자락은 석호정, 케이블카, 주민체육시설, 옛 중앙정보부 청사 등 각종 논란거리를 안고 있는 ‘뜨거운 감자’다. 서울시는 케이블카 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곤돌라리프트 학술용역을 발주했다.

서울시에서는 케이블카 노후화와 수송능력 증대를 위해 케이블카를 철거하고 곤돌라리프트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은 철거나 이전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삭도공업 이재길 전무는 “2009년말에 시설을 전체적으로 바꿔 시설과 설비가 새것이나 다름없다"며 "건물 자체도 1962년도에 세워진 것이지만 리모델링해 흠잡을 데가 없다" 주장했다.

서울시가 문제 삼고 있는 수송능력에 대해서도 "현재 수용 가능한 용량에 비해 반밖에 차지 않는 상태인데 수송문제랄 것도 없다"면서 "한달 뒤엔 셔틀버스까지 운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차시설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무 문제가 없는 케이블카를 굳이 곤돌라로 바꾸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삭도공업 측의 주장이다.

전국 370개 활터 중 가장 오래된 국궁장인 석호정 이전 문제도 지속되고 있다. 석호정 관계자는 “아직 서울시와 중구청 등이 석호정 이전문제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석호정 이전에 반대하고 있다. 자연환경과 역사복원을 하자는 것이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취지인데, 문화유산으로 남길수 있는 석호정을 이전하는 것은 사업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다. 또 석호정을 활성화 시켜서 남산의 볼거리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석호정 관계자는 “구청측에서는 석호정을 이미 존치시키겠다고 약속했다”고 구청측을 믿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중구청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4.27 재·보선 이후 구청장이 바뀌고 나서다. 새 구청장은 17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중구청 관계자는 “변호사 출신이던 전 구청장과 달리 새 구청장이 서울시 부시장 출신이어서 아무래도 앞으로 서울시 의견에 많이 따를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아직 정확한 입장이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신임 구청장은 아무래도 석호정은 서울시 계획대로 이전하고 체육시설은 대중성이 있는 만큼 일부분 존치시킬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남산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남산르네상스 사업이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케이블카와 석호정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며 "특히 케이블카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되게끔 잘 조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한국삭도공업을 학술용역 후 토론할 때 참여시킬 계획이다.

각종 체육시설 이전 문제도 논란 거리다.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당초 전면철거를 계획했으나 시민들이 원하는 시설이라서 소규모로 군데군데 존치해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든 시민이 이용하는 체육시설이 아니라 일부 회원들만 배타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철거를 하려 했었지만, '배타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일부 존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옛 중앙정보부 청사였던 서울소방방재본부, 서울시 도시안전본부, 교통방송(TBS) 등을 철거하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 건물들 역시 역사적 가치와 내구성을 들어 일부 시민단체들은 아직도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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