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우리 기자) 중국 금융전문지 신차이푸(新財富)가 뽑은 장수(江蘇)성 최고 부자 장진둥(張進東) 쑤닝(蘇寧) 전기 회장은 소매유통업 분야의 대표적인 부호다.
1984년 중국 난징(南京)사범대학을 졸업한 장진둥 회장은 난징 구러우(鼓樓)구의 한 기업에 입사한다. 80~90년대 중국은 이른바 ‘샤하이(下海 관리가 사업에 투신함)’ 열풍이 몰아치던 때로, 혈기왕성한 장진둥도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마음에 몸이 근질근질 했다.
장진둥은 근무 외의 시간을 이용해 에어콘을 설치하는 일을 시작, 사업초기 자본인 10만 위안을 모은다. 장 회장은 사업 아이템을 고민한 끝에 에어콘 전문 회사를 차리기로 결심한다.
당시 컬러TV,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 제품 가게만 내면 누구나 돈 방석에 앉았다. 반면 에어콘은 ‘사치품’에 속해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1990년 장진둥은 호기롭게 사직서를 내고 다소 리스크가 큰 에어컨 전문 도매 회사 쑤닝자오가전(蘇寧交家電)을 차린다.
200㎡ 남짓한 이 작은 점포가 불과 십여 년 뒤 중국 최대의 가전 유통 업체(쑤닝전기)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운좋게도 에어콘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에어콘 소비시대가 도래했다. 장진둥은 1년만에 6000만 위안의 매출, 1000만 위안의 순익을 거둬들였다. 그의 나이 겨우 28세, 20대 청년의 패기가 이뤄낸 성과였다.
이후 잘나가는 신생사에 대한 선발 가전 업체들의 견제로 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쑤닝자오는 우수한 사후 서비스와 ‘비수기 할인’ 등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3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95년, 공급과다 현상이 빚어지면서 가전제품 업체들은 소매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장진둥 역시 에어컨 도매에서 가전 종합유통으로 눈을 돌렸다.
2000년부터는 대형 가전제품 매장을 개설하기 시작하며 ‘3년 내 매장 1500개 개설’을 목표로 설정한다. 모든 사람들이 ‘망상’이라고 비웃었으나 그의 꿈은 단시간에 현실이 됐다.
2001년 40일이던 매장 설립 ‘주기’는 2002년에는 20일로, 2003년에는 일주일, 2004년에는 5일까지 단축됐다. 2005년에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도시에 동시에 22개의 매장을 개설하며 경쟁사인 궈메이(國美)의 하루 11개 매장 개설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무렵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는 쑤닝전기를 ‘중국의 월마트’로 키우라며 장진둥을 격려했다.
장 회장은 회사 설립 초기부터 쑤닝의 수익을 직원들과 공유했다. 그 결과 2006년에는 장진둥 본인 외에 4명의 수닝전기 경영인이 중국 부호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창업이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꼭 대단할 필요는 없다. 차곡차곡 쌓아 가다 보면 큰 일이 되기 마련이다”
“젊은이들의 창업을 나는 적극 찬성한다. 나는 그들의 도전정신을 좋아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협력이다. 성공의 길에서 개인의 능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장진둥 회장이 털어놓는 창업과 성공을 위한 조언이다.
장진둥은 자산 290억 위안(한화 약 4조 8418억원)으로 신차이푸(新財富)에 의해 2011년 중국 15대 부호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