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은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세단뛰기 결승에서 16m99를 뛰어 나란히 16m97을 기록한 리반 샌즈(바하마)와 알렉시스 코펠로(쿠바)를 2㎝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 최고기록(17m10) 보유자인 김덕현은 1·2차 시기에선 실격 처리됐지만 3차 시기에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인 16m99를 날아올랐다.
김덕현은 4차 시기에서 내친김에 한국신기록 경신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실격으로 판정돼 아쉬움이 남았다.
김덕현은 대회 우승과 함께 세계선수권 B기준 기록(16m85)을 통과하는 기쁨도 누렸다.
샌즈와 코펠로는 똑같이 16m97을 뛰었지만 3차 시기에 성공한 샌즈에게 은메달이 돌아갔다. 4차 시기에 성공한 코펠로는 동메달을 안았다.
김덕현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 대표 선수는 아무도 3위 안에 들지 못해 체면을 구겼다.
남자 창던지기의 간판 박재명(30·대구시청)이 4위에 오른 게 그나마 최고 성적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인 박재명은 자신의 올해 최고기록인 78m를 던졌지만 79m09를 기록한 스튜어트 파쿠할(뉴질랜드)에 밀려 3위 입상에 실패했다.
박재명보다 1㎝가 모자란 77m99를 기록한 정상진은 5위에 올랐다.
‘총알 탄 사나이’들이 맞붙은 남자 100m에선 세계 단거리 육상의 차세대 기수인 월터 딕스(25·미국)가 10초00으로 결승점을 찍고 우승을 거뒀다.
2위는 10초03을 기록한 마이크 로저스(미국)에게 돌아갔다.
9명의 참가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9초88)을 보유한 딕스는 자신의 최고기록에는 0.12초 뒤졌지만 준수한 반응속도(0.163)로 독주 끝에 1위로 골인했다.
5레인에 선 딕스는 2번 레인의 모나부 애드워즈(미국)와 7번 레인의 슈란디 마르티나(네덜란드)가 동시에 부정 출발로 실격당하는 와중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제 실력을 뽐냈다.
10초09를 찍은 네덜란드의 제이수마 듀어는 3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10초47이 최고기록인 여호수와(24·인천시청)가 10초50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연속 6위를 차지했다.
여호수와는 7명 중 가장 빠른 반응속도(0.149)로 치고 나갔지만 레이스 중반부터 뒤처져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한국 기록(10초23)을 보유한 김국영(20·안양시청)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여자 100m에서는 현역 최고기록(10초64)을 가진 카멜리타 지터(32.미국)가 11초09를 찍어 11초27의 라숀티 무어(28·미국)를 제치고 우승해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주력인 200m 대신 100m에 도전장을 내민 무어는 자신의 올해 최고기록을 작성하고 2위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200m의 여제’로 불리는 앨리슨 펠릭스(26·미국)는 대회신기록(22초38)을 작성하며 여유 있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세계선수권 3연패를 거둔 펠릭스는 오는 8월 대구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스타디움 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다른 속도전이 펼쳐진 남자 110m 허들 경기에선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데이비드 올리버가 13초14로 결승점을 찍고 무난히 우승을 거뒀다.
2위 애리스 메리트(미국)도 자신의 올해 최고 기록(13초30)으로 골인했지만 올리버에 한참 뒤졌다.
미국 선수끼리 치열한 삼파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여자 100m 허들에선 돈 하퍼(27·미국)가 팀 동료 두 명을 모두 제치고 12.7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레이스 후반까지 줄곧 선두를 달리던 롤로 존스(미국)는 결승점을 앞두고 다리가 엉키는 바람에 아쉽게 3위에 그쳤다.
남자 400m에서는 일본의 카네마루 유조(24)가 45초2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800m에선 보아즈 라랑(22·케냐)이 1분45초9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나 미스첸코(28·우크라이나)는 여자 1,500m에서 4분03초52를 찍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여자 높이뛰기에선 중국의 정 싱주안(22)이 1m94로 우승을 거뒀고, 여자 멀리뛰기의 우승은 6m52를 뛴 푼미 지모(27·미국)에게 돌아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