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차 절전 캠페인' 돌입

2011-05-12 17:30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가 잇달아 멈추면서 올여름 전력난이 우려되자 일본이 일찌감치 절전 캠페인에 들어갔다.

일본 정부는 각 기업과 가정에 전력 소비를 15%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절전 운동은 1970년대 1, 2차 석유위기 당시에 이어 3차 범국민 절전 캠페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5% 절전' 요구 = 일본 정부가 15% 절전을 요구한 것은 전력 수급량 예측에 따른 것이다.

'전력수급 긴급 대책본부'에 따르면 올여름 도쿄전려이 도쿄, 지바 등 수도권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4500만kW에 불과하다. 그러나 수요는 5500만~6000만kW에 이를 전망이다.

도호쿠(東北) 지방에 전기를 보내는 도호쿠 전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도호쿠 전력의 공급량은 1150만kW이지만, 수요는 1300만~1480만k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공급량은 화력발전소를 복구하고 가스터빈 등 긴급 발전설비를 설치해 도쿄전력이 500만㎾, 도호쿠전력이 50만㎾ 정도를 늘린다.

나머지는 절전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경제 산업상은 지난달 28일 각 기업과 가정이 전기 소비량을 15%씩 줄여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일본은 1973∼1974년 1차 석유위기와 1979∼1980년 2차 위기 때에도 범국민 절전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 1979년에는 당시 석유 사용량의 5%를 줄인 바 있다.

◇ 절전 아이디어 백출 = 각 기업은 올여름 조업시간을 바꾸거나 여름 휴가 기간을 늘린다는 등의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일본자동차공업회는 7~9월 토, 일요일에는 공장을 가동하는 대신 전기 사용량이 많은 목, 금요일에 쉬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방침은 전국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건설기계 대기업인 고마쓰는 여름 휴가를 늘릴 생각이다.

에어컨을 끄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일본 노동안전위생법상 사무실 온도는 '28℃ 이하'로 정해져있지만, 이를 '30℃ 이상'으로 고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그대신 5월초부터 관공서와 기업에선 넥타이를 매지 않고, 웃옷도 입지 않은 채 간편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이른바 '쿨비즈'를 시작했다. 예년보다 한달 앞당겨진 모습이다.

일본 정부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전력 수급량 데이터’를 도표로 만들어 길에서든, 인터넷상에서든 전력 수급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기업에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국민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고 국가 전체가 짐을 나눠 지는 일본식 ‘부담의 분산’을 실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