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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장사 왕서방, 130x 162cm, Oil on canvas, 2009 |
충남 공주에서 활동하는 작가 임동식(66)이 '비단장사 왕서방'으로 돌아왔다.
13일부터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선보이는 13회 개인전은 이전 작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오랜시간 자연에 관심을 뒀던 작가는 보다 근원적인면에서 자연을 탐구했다.
"한 개인이라 할지라도 그의 미술이 어떤 기후와 토양 속에서 비롯되었는가? 어떤 인종인가? 누가 어떤 환경에서 문화적 반응을 하였는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동양인으로서 동양권에서 발달한 비단으로 관심이 옮아갔다.
"기천 년에 달한 자연적인 삶 즉, 농경문화의 산물인 비단은 오늘날 퇴색되고 있다. 산업사회 이후 도시 중심이 된 이 시점에서 사람들의 복식은 마치 청개구리가 보호색을 띄듯 시멘트 아스팔트 철근색을 닮은 검정색류로 바뀌면서 점차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비단이 완성되기까지는 수많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알맞은 환경과 양질의 뽕을 제공하며 누에치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렇게 정성스럽게 길러낸 누에에서 실을 뽑아 옷감을 짜고, 보다 고운색감의 비단을 만들기 위해 자연염색으로 색감과 각종 문양을 넣는 과정을 거쳐야지만 비로소 아름다운 비단을 얻을 수 있다.
고생스러움과 정성까지 더해 비단문화를 이루어 온 사람들의 여정을 작가는 근면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며 살고 있는 한 평범한 인상의 인물을 주 모델로 하여 표현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비단가게의 주인인 왕서방과 점원을 화려한 색채의 비단과는 대조적으로 어둡게 표현한 것은 잊혀지고 있는 비단문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비단문화 애호인들의 아쉬움을 드러낸다.
비단가게를 누구에게 물려줄지 고민하는 비단가게 주인 왕서방의 모습은 자꾸 사라져만 가는 전통문화를 과연 어떻게 지켜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이다.
'비단 장사 왕서방' 시리즈를 선보이는 이번 임동식의 개인전은 잊혀지고 있던 비단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킬 뿐 아니라 자연중심의 비단을 통해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전통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한다. 전시는 26일까지. 02-730-7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