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빈 라덴인지 확신 못했다"

2011-05-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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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더라도 가치 있다고 판단해 결단"<br/>아보타바드 전 시장 등 "정부 일각서 도왔을 것"

(아주경제=워싱턴 송지영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작전 직전까지 "거기에 빈 라덴이 숨어있다고 100% 확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CBS방송 '60분' 프로그램에 나와 "해군 특수부대가 '두바이 출신 왕자'를 발견하면 어떻하나 내심 걱정했다"며 "마지막 날까지 확률은 55대 45 정도였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8월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주요 인물'이 숨어 있다고 확인한 이후, 각종 정탐 활동을 통해 사진이나 음성녹음 등 결정적인 증거는 얻지 못했다는 미국 정부의 설명과 상통한다. 오바마는 참모들과 격론 끝에 지난달 29일 이번 작전을 최종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오바마는 일부 보좌진들의 작전 만류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감행한 데 대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만일 빈 라덴이 아니었다면 엄청한 파급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보좌진들은 현재 파키스탄이 항의하고 있는 것처럼 '남의 영토서 군사 작전'이 낳을 결과를 우려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는 일단 파키스탄 정부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오전 백악관 안보 담당관은 "파키스탄 정보 당국, 군부 및 정부가 빈 라덴의 은신지와 관련해 사전에 알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안보보좌관 토마스 도닐런은 "파키스탄은 여전히 알카에다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오바마는 "백악관 내부에서는 빈 라덴이 2005년 이후 성공적으로 은신해온 것에 대해 민간인이든, 정부든 누군가 그를 도왔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가 이를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파키스탄 정부와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빈 라덴 제거 이후 지금까지 알카에다 관련 중요한 현장 정보에 미국 정부가 접근을 못하고 있으며, 현재 파키스탄에 있는 빈 라덴 가족들과 직접 대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정부는 "미국 정부가 직접 그들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빈 라덴 부인들 국적(한 명은 예멘)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파키스탄 군부나 정부 일각이 빈 라덴을 도왔다는 의혹도 결국 풀어야 한다. 빈 라덴 은신지 관할에서 경찰로 근무했던 한 남성은 "여러 차례에 걸쳐 그 집에 의심스러운 사람들이 드나들고, 긴 수염의 남자가 살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받기도 했다"며 "파키스탄 국민들은 궁금증이 매우 많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군가 돕지 않고서는 빈 라덴이 그렇게 오래 안전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고 WP에 말했다.

2005~2010년 아보타바드 지구의 시장을 지낸 바바 하이더 자만도 "보안 당국이 뇌물을 받았든가 아니면 '주요 타킷'을 알고서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것"이라고 WP에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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