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감독 우디 알렌의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를 시작으로 총 11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이번 영화제는,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세계적인 거장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여성 감독과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한국영화의 선전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먼저 총 20편이 진출한 경쟁부문은 여러 거장 감독들의 작품이 몰리며 향방을 가늠키 어려울 정도다.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두 차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신작 ‘더 키드 위드 어 바이크’(The Kid with a Bike)가 여러 작품 중 가장 눈에 띈다. 공식 상영은 15일이다.
스페인의 출신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신작 ‘더 스킨 아이 리브 인’(The Skin I live in)의 수상 가능성도 눈여겨 볼만 하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1999년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감독상, ‘귀향’(2006)으로 각본상을 수상해, 올해 황금종려상 주인공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영 일정도 폐막을 앞둔 19일 배치 돼 눈길을 끈다.
2000년 ‘어둠 속의 댄서’로 황금종려상, 1996년 ‘브레이킹 더 웨이브’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Melancholia. 상영 18일),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 1994년 ‘나의 즐거운 일기’로 감독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난니 모레티 감독의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 상영 13일)도 황금종려상이 유력하다.
20명이 겨루는 경쟁부문에 여성 감독이 4명이나 포진한 것도 이채롭다. 64회 영화제 역사상 경쟁부문 최다 진출 기록이다.
지금까지 여성감독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는 1993년 호주 출신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영화 ‘피아노’로 수상한 것이 유일하다. 당시 중국 영화 ‘패왕별희’의 천카이거(陳凱歌) 감독과 공동 수상했다.
‘너를 보내는 숲’으로 2007년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일본의 가와세 나오미 감독도 ‘하네쥬 노 츠키’(朱花月. 상영 18일)로 황금종려상 도전에 나선다. ‘우나기’(1997)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 이후 14년만에 일본 출신이며, 여성인 그가 수상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린 램지 감독은 리오넬 슈리버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위 니드 투 토크 어바웃 케빈’(We need to talk about Kevin. 상영 12일)으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호주 출신의 줄리아 리 감독도 데뷔작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12일)로 최고상에 도전하며 프랑스의 마이웬 감독도 ‘폴리스’(Polisse.13일)로 황금종려상을 노린다.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한국영화의 선전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상영 13일),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상영 19일), 나홍진 감독의 ‘황해’(상영 20일) 3편이 이름을 올렸다.
총 18편이 겨루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한 나라의 영화 3편이 초청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란 평가다.
지난해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수상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이밖에 총 9편이 겨루는 공식 단편 경쟁 부문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 작품으로는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가 진출했다. ‘고스트’는 재개발 지역의 빈집에 숨어 사는 남자의 욕망과 점점 황폐해져 가는 한국사회의 단면을 뒤섞어 보여주는 10분 분량의 단편이다.
공식 학생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진출해 나머지 15편과 경쟁하는 ‘야간비행’의 손태겸 감독, 비공식 비평가주간 단편부문에 진출한 이태호 감독(집 앞에서), 문병곤 감독(불멸의 사나이)의 수상 여부에도 영화인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