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회원국들은 당초 이번 회의에서 지역 경제통합과 식량ㆍ에너지 안보 등의 의제들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던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분쟁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예정된 의제들을 제대로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지역에 있는 4.6㎢ 규모의 11세기 힌두사원 '프레아 비히어' 등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달 22일부터 여러 차례 교전을 벌여 군인과 민간인 등 18명이 숨졌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국경분쟁 해법 등을 놓고 장외 설전을 펼쳤다.
훈센 총리는 비공개 회담 등을 통해 "태국군이 캄보디아 영토를 침입해 여러 차례 충돌이 발생했다"면서 태국을 강력 비판했다.
아피싯 총리는 "아세안 회원국들은 캄보디아가 양자(태국-캄보디아) 회담에 나오도록 설득해야 한다"면서"양국 분쟁이 아세안 정상회의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는 현재 유엔이나 아세안 등 제3국의 중재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태국은 양자 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피싯 총리와 훈센 총리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8일 오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중재로 회담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태국과 캄보디아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평화롭고 안정적인 동아시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내 안정과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또한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우리가 단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아세안의 주요 회원국인 태국과 캄보디아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아세안 역내 통합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겠느냐"며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