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이르면 6일.. 與 '장고 끝에 악수 둘까' 우려

2011-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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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둔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딱 그렇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여권 중진 인사의 말이다. 여당(한나라당)의 4·27재보궐선거 뒤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이 계속 미뤄지고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여권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다음주(8~14일) 독일 등 유럽 3개국 순방에 나선다는 점을 들어 “늦어도 오는 6일쯤엔 개각 명단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와대 주변에서도 조만간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약식 청문회’가 열릴 것이란 얘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보군에 포함된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들의 경우 이번에 입각하면 이 대통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할 ‘순장 내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출신지역 안배도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이번 개각의 '변수'인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류우익 주중대사의 향후 거취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선 “개각이 예정보다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간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0순위’ 후보로 꼽혔던 재정부 장관은 전·현직 경제 관료 중에서 발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 특성상 비관료 출신인 백 실장은 ‘버티기 힘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백 실장과 함께 후보군으로 거명됐던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은 총선 준비에 힘을 쏟기로 했다. 이에 여권 안팎에선 박병원 전 경제수석의 중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태희 대통령실장도 경제관료 출신이란 점에서 재정부 장관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분당을 선거 패배 책임론이 불거진 이상 임 실장이 지금 당으로 돌아가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며 “청와대에 남지 않는다면 입각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고 말했다.
  
 임 실장 교체시 후임엔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박형준 대통령 사회특보, 백용호 실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고려대 61학번)인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의 이름까지 나왔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당의 진용 변화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예단키 어렵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오는 7일 귀국하는 류 대사는 당초 국정원장을 희망하다 현재는 통일부 장관에 욕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류 대사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데다 ‘회전문 인사’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검찰총장 임기 만료(8월)와 더불어 교체설이 나오는 법무부 장관엔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동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청와대 내엔 이귀남 현 장관의 유임론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한 번 자기 사람이라고 믿으면 어떻게든 곁에 두고 쓰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늘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면서 “대통령의 인사 고민이 깊어질수록 민심 수습과 집권 하반기 국정쇄신이라는 이번 개각의 취지도 함께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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