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원자재시장> '기후'가 걸림돌…식량위기 재현되나

2011-05-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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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곡물 산지 가뭄…밀·옥수수 등 곡물 가격 급등 우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상품시장의 랠리 속에 옥수수와 밀 등 먹을거리 가격이 선물시장에서 급등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국제식품가격지수(위)/주요 식품가격지수(위부터 설탕 식용유지 곡물 유제품 육류 순)/출처:FAO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기후다. 지난해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밀 산지는 가뭄과 폭우로 작황이 부진했는데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와 미국 남서부, 프랑스, 독일 등 북반구의 밀 주요 산지에서는 최근 수개월간 가뭄이 이어지며 흉작 우려를 낳고 있다.

북반구의 옥수수 산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곡물 트레이딩업체인 번지의 앨버트 와이저 최고경영자(CEO)는 "북반구 옥수수 산지의 기후가 수급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내년에 남미지역의 수확이 본격화할 때까지 옥수수시장의 변동성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설탕과 대두, 밀은 그나마 최근 공급이 늘어나고 있지만, 옥수수는 아직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금은 밀이나 옥수수가 한창 자랄 시기가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밀과 옥수수값의 급등 가능성을 점치며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가격은 지난 1년간 52% 급등했고, 옥수수는 100%, 대두는 40% 넘게 올랐다.

이에 따라 번지는 지난 1분기에 2008년 식량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밀 공급 상황은 옥수수나 대두만큼 나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기후가 더 악화되는 경우다. 농부들이 밀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을 재배할 경우 가격 급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이들은 경고하고 있다.

우려가 가장 큰 곳은 미국이다. 캔자스,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겨울 소맥(밀) 주요 산지에서는 고온건조한 기후가 이어져 작황이 사상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에서 수확된 겨울 소맥 가운데 36%가 최악의 등급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6%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식용으로 쓰이는 최고 등급 밀 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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