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는 IT업계에서 가장 반짝이는 애플이 있다.
애플은 올 1분기(1~3월) 246억6700만 달러(한화 약 28조원) 매출, 78억7400만달러(약 8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특히 휴대폰 부문 매출액은 119억 달러(약13조원)로 판매 대수로 치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5%나 늘어난 1870만대를 팔았다
이에 비해 애플의 유일한 상대로 평가 받고 있는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은 애플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조9485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감했다.
그런데 왜 이처럼 잘 나가는 애플이 격변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을까.
바로 애플의 아이폰 때문이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에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한 사실이 드러나 뭇매를 맞고있다.
아이폰은 애플 수익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일련의 사태는 애플의 전체 사업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도 그동안 애플은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승승장구 해왔지만 이번만큼은 쉽게 벗어나기 힘들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앞서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강한 반격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이다.
◆ 울고 있는데 뺨 맞은 애플
애플이 이용자 몰래 위치정보를 저장해 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 각국으로 파문이 확산됐다.
애플은 2007년 6월 아이폰을 선보인 이래 지난 3월까지 세계시장에 1억만대 이상을 판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한국의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애플에 공식 해명 요청과 함께 국내 법 위반 여부에 따라 영업정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반 이용자들까지 집단 소송에 나섰다.
◆ 위기를 기회로
아이폰은 스마트폰 매출뿐 아니라 애플 수익 전체에서도 핵심인 제품이다.
애플 실적은 아이폰 판매량이 좌우한다.
애플은 아이폰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독점 공급 관행을 깨고 복수 이동통신사와 거래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소송에 이어 국제적인 논란에 휩싸이며 앞을 알수 없게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올 2분기(4∼6월)에 238억달러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를 겪고 있는 애플이 실제로 지금처럼의 성장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아이폰 이용자들의 소송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애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 삼성전자의 카운터 펀치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 때문에 적잖이 속앓이를 했다.
아이폰·아이패드를 내세운 애플에 밀려 IT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한 적이 없다.
애플은 삼성전자를 상대로 삼성전자 제품들이 자사의 혁신적인 기술, 독창적 사용자환경(UI), 심지어 포장디자인까지 베꼈다고 주장하며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에게 이것은 오히려 좋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 기회에 애플이 그동안 누렸던 스마트 시장 주도권을 빼앗을 작정이다.
업계에서도 애플 덕분에 삼성전자가 차세대 스마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기회를 틈타 애플에 카운터 펀치를 날릴 계획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애플의 소송과 관련해 “못이 튀어나오면 때리려는 원리”라고 말했지만 새로운 기회를 잡은 것임에 틀림 없다.
이 회장의 발언 이후 삼성전자는 한국과 일본, 독일 등 3개국에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에 애플을 상대로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아이팟 제품에 대해 표준 특허 7건, 상용 특허(기능 특허) 3건 총 10건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생각치 못한 강한 반격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지난달 28일 갤럭시S2 발표 행사에서 “애플의 특허 침해 주장에 단호히 대처해 삼성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애플이 부품 분야에서 주요 고객인 점과 소송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애플의 안방인 미국에서 아이팟까지 특허 침해 대상으로 넣어 애플의 목을 죄고 있다.
◆ 애플을 넘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쉽게 무너질 모래성이 아니다.
특히 애플의 콘텐츠 생태계는 스마트 시대에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앱스토어와 아이튠즈로 대표되는 애플 콘텐츠 생태계는 거대한 온라인 시장을 형성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안되는 것이 이 콘텐츠 생태계다.
개인을 비롯해 각 기업들은 애플이 만든 생태계 안에서 벗어날 생각을 안하고 있다.
쏠림현상은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 TV등 다양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으로 승부하는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함에 따라 콘텐츠 생태계 확보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애플을 진정으로 뛰어넘으려면 IT기업들의 콘텐츠 생태계 확보가 중요하다.
이는 곧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는 물론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