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호실적과 양호한 경제지표에 힘입어 상승한 미국 증시가 코스피 상승폭을 키웠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됐다는 소식도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 두 달 화학ㆍ자동차 등 주도주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5월 코스피는 단기조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환율하락에 따른 외국계 단기세력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1.67%(36.60포인트) 오른 2228.96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가 2220선을 돌파한 것은 국내 증시 개장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2231.47과는 불과 2포인트 차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쌍끌이 매수세에 나서며 국내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외국인은 이날 1928억원을 순매수하며 9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고, 기관도 하루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954억원을 샀다. 개인만 4916억원을 팔았다.
특히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정보기술(IT)업종과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힘입은 건설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4.37% 급등하며 ‘바닥설’을 입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93만2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실망할 만한 재료는 이미 노출됐다”며 “3분기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증권사 목표가는 모두 120만원이다.
이밖에 하이닉스(2.37%)ㆍLG디스플레이(2.73%)ㆍ삼성SDI(2.87%) 등도 올랐다.
‘5ㆍ1 건설 부동산 대책’은 그간 소외됐던 건설업종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건설업종 지수는 전날보다 2.63% 오른 232.59를 기록했다.
건설업종지수가 230포인트를 웃돈 것은 저축은행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불거지기 이전인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정부는 건설사 PF 구조조정과 유동성 지원ㆍ미분양 주택해소 및 주택거래 활성화ㆍ주택공급 여건 개선ㆍ민자사업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수도권 주택 경기가 매우 부진하다는 정부의 상황인식이 분명한 가운데 앞으로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의지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5월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조정을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내 주요증권사들의 코스피 밴드는 평균 2104~2307포인트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를 견인한 자동차와 화학주가 단기 급등 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증시는 주도주가 얼마나 상승할 것이냐가 중요하다”며 “시장을 견인해온 자동차, 화학업종이 2개월 연속 올라 이달부턴 혼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에 따른 외국계 단기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50원 내린 106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