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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16일 경북 상주를 방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경북 상주를 방문했다.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사업의 ‘백지화’로 흔들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대구·경북은 소프트한 면에서 발전해야 한다”며 “작은 걸 만들어서 돈을 많이 받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중후장대한 산업이 들어선 도시는 거칠고, 근로자들이 강하다. 그러려면 지역 분위기도 거기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기업은 굉장히 예민해서 투자할 때 도시 환경을 굉장히 밀접하게 본다. 때문에 도시의 특색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구·경북은 정말 뿌리내릴 (수 있는) 산업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 그런 분위기가 정착돼 가는 것 같은데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소프트 산업을 유치하려면 도시 분위기도 소프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이 아무리 (규모가) 커도 의료산업보다는 작다. 세계적으로도 첨단의료 관련 비즈니스가 반도체 시장의 2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에게 “(이런 데서 TK가) 뭘 해야 할지 갈 길이 다 보인다. 그 책임이 여러분에게 있다”면서 “우리가 젊었을 때 미래 연구를 하지 않아 오늘 세대가 어려운데, 오늘 우리가 잘못하면 다음세대가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잘하면 희망찬 지역이 될 수 있다. 할 일을 잘하면 인구도 늘어나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웃 중국의 인구 1억명이 우리나라에 (소비하러) 오는 것도 다 우리하기에 달렸다”며 “사양산업은 없다. 조선이 사양산업 될 거라고 했지만 (전체 조선업 가운데) 첨단 분야가 20%를 넘고, 자동차도 첨단전자산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일본에선 섬유가 사양산업이 됐지만 기능성 섬유 때문에 (벌어들이는) 금액은 예정보다 더 많다”고도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이들 세대 때 자랑할 수 있도록 우리 세대 때 힘을 모아야 한다. 난 대한민국이 그렇게 되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여러 시대 변화를 잘 간파하고 편승하면 굉장히 희망적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해 낙동강 물길을 따라 지역을 방문한 사실을 소개한 뒤, “세계 모든 도시가 자동차를 줄이고, 버스·기차 등 대중교통으로 (교통체계를 개편하는 쪽으로) 간다고 한다”며 “4대강(살리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한국 사람도 자전거를 타고 8도를 돌겠지만, 외국 사람이 더 (많이) 올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더 오래 머물게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찬을 함께한 김관용 경북지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조국 건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림녹화, 이 대통령은 강을 살려서 녹색국토를 조기에 발전시켰다”면서 “탁월한 지도력을 정말 감탄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또 김 지사는 이 대통령에 대해 “어려운 때이지만 전적으로 박수를 보내고 따르겠다. 우리 손으로 선택한 지도자이기에 그렇다”면서 “우리 세대와 자식에게까지 세계 전선에서 경쟁하며 살 수 있도록 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을 부탁한다”고 언급,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TK지역 유치를 염두에 둔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범일 대구시장도 “상주시민 전체가 나와 이 대통령을 환영했는데 (신)공항이 됐으면 10배는 많이 나왔을 텐데…”라며 “대통령을 믿고 기다리겠다. 부디 건강하고 성공한 대통령으로 길이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통령은 고향을 많이 사랑한다. 지방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행안부가 노력하겠다”고 했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지역민이 도와주면 역사에 남는 작품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이들 외에도 성백영 상주시장과 한나라당 이인기·이철우·성윤환 의원을 비롯한 지역 정계 및 관계, 교육계, 언론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당초 오후 12시20분부터 오찬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행사장인 시청 앞 연도에 학생과 지역주민 등 1500여명이 나와 환영하는 것을 보고 버스에서 하차, 200m 가량을 걸어가며 일일이 악수를 하느라 간담회 시작 시간이 30분 늦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