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韓紙), 자동차 소재로 재탄생한다”

2011-04-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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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아차가 공개한 소형 전기차 '네모'. 자동차 시트와 천장 헤드라이너가 한지로 만들어졌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천 년의 종이인 한지가 자동차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에 한지 스피커가 장착한데 이어 기아자동차가 지난 10일 막을 내린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네모’의 헤드라이너에 전통 한지가 사용되는 등 새로운 자동차 내장재로 주목 받고 있는 것.

한지는 가늘게 실로 만들어 섬유로 가공해 일반 공정을 거쳐 시트 및 천장재 등에 활용되는데, 친환경성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기아차 '네모'에는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가 1차 원단업체와 함께 개발한 소재가 사용됐다.

한지원사 제공업체인 김강훈 쌍영방적 대표는 “한지는 자체적으로 미세한 구멍이 뚫려있어 일반 내장재보다 탈취성이 높으며 한지 내에 향균물질이 있어 균 증식을 억제해준다”며 “대개 한지가 자동차 내장재로 쓰인 것이 생소하겠지만 화학 섬유로 구성된 자동차 내부에 냄새 제거 및 정전기 등 한지의 활약이 크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30% 비싸지만 수요가 많아지면 하락 것으로 보인다. 원료가 국내산이라 다른 재료에 비해 원자재값의 변동이 적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면·실크 등 원자재 가격이 2배이상 올랐으나 한지는 가격이 그대로다”며 “시트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한지의 새 수요처가 생겼고 발전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그랜저 HG에 장착된 한지 스피커는 현대모비스에서 진동판 보디를 한지로 제작한 차량용 프리미엄 스피커다. 진동판 보디의 한지는 섬유장의 길이가 길어 중저역대에서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고 소리의 손상도 적다.

특히 한지는 폐기할 때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미생물 분해가 가능하다. 또한 소각을 해도 다이옥신 등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매우 친환경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한지 스피커는 친환경적이며 음량 등 기능적인 부분의 성능이 높아 개발한 것”이라며 “좀 더 반응을 살펴봐야겠지만 다른 차종에 장착하는 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한국적 전통을 기반으로 디자인한 기아차의 ‘네모’가 한지의 전통성과 친환경성이 잘 맞아 떨어져 소재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트렌드가 친환경인 만큼 앞으로 자동차 소재로 한지의 활약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한지는 소음 및 향균성에 강하고 반영구적이어서 개발되면 최고의 소재로 거듭날 수 있다”며 “국내 완성차업체는 한지가 한국적이고 친환경적이라 굉장히 의미적이라 독창적인 면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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