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 상승분을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보다 배럴당 1.45%(1.62달러) 오른 112.7달러를 기록, 2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최근까지 국내 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이 차츰 안정화되면서 물가상승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원자재 등 공급측 충격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 하락 신호가 보이고 있지만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실 국제유가와 환율변화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동부증권 자료에 따르면 유가가 110달러는 유지하는 상태에서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115원 정도로 지속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0.2%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친다.
하지만 유가가 125달러까지 급등하면 소비자물가는 예상치 대비 연간 0.3%포인트가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더 나아가 만약 연평균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버리면 글로벌 경기 상승속도 자체가 둔화된다.
실제로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은 전달에 이어 두 달째 2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2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9%나 올라 2009년 8월(1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3.1%나 올랐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12월(12.7%)과 올해 1월(14.1%)에 이어 석 달째 두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2월 원·달러 환율이 3.4%나 절상됐는데도,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수입물가 상승폭을 줄이지 못했던 것.
이에 따라 최근 환율 하락 기조가 치솟는 물가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향후 물가에 최대 불안요인이 국제유가 상승이고, 유가 상승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려면 금리보다 환율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