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 중국에서 라면, 세제, 비누 등 생필품의 가격이 잇달아 상승하면서 당국의 물가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추가 금리인상설까지 나돌고 있다.
31일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중국 라면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캉스푸(康師傅)가 최근 4월부터 각종 사발면 제품의 가격을 0.5위안씩 14% 가량 인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피앤지, 유니레버, 나이스 등 일상 용품 브랜드들도 각각 10% 가량 가격을 올릴 계획을 통보했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세제나 비누, 치약 등을 사재기하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캉스푸는 작년 11월1일 봉지 라면 가격을 2.2위안으로 0.2위안 인상한데 이어 지난 2월 봉지 라면의 가격을 2.3위안으로 다시 0.1위안 올렸다. 밀가루와 식용유, 설탕, 포장재 등의 가격이 올랐다는 게 이유다.
이에 중국의 발전개혁위원회가 나서 이들 업체의 가격인상 담합여부를 조사했지만 담합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개위는 기업들의 가격인상에서 담합의 증거가 발견되면 규정을 엄격히 적용할 뜻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발개위는 "이들 제품은 인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각 기업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업체들의 가격인상 소식은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퍼지며 향후 후발업체들의 가격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더해 3월 CPI 상승률이 또다시 5%를 넘어설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월별 CPI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5.1%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12월 들어 CPI 상승률이 4.6%로 잠시 꺾이기도 했으나 올해 1월과 2월 4.9%의 상승세를 보였다.
중진(中金)공사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펑원성(彭文生)은 3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증권보 역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당국의 물가 조정조치 효과가 가시화되었으나 지금의 물가수준은 신속한 반락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다. 3월 CPI 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크고 계속해서 반등해 6, 7월에는 6%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인플레 기대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금리인상 수단을 다시 사용할 가능성이 있어 4월부터는 금리인상의 민감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둥싱(東興)증권투자의 애널리스트 허우이(侯毅)는 “CPI 상승률이 5%를 넘어 작년 11월 이후 고점을 기록한다면 국가는 금리인상 수단을 동원하게 될 것”이라며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인민은행은 이르면 청명절(4월5일)을 전후해 금리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행 역시 30일 보고서를 내고 인민은행이 4월에 두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차오위안정(曺元政) 중국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처하기 위한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은 정상적”이라며 “지급준비율을 올릴 여지가 적은 만큼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3~5%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