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1 아시아 태평양 금융 포럼에 참석한 하성근 한국경제학회 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유승관기자 seungkwan@ |
하 회장은 30일 아주경제가 개최한 ‘2011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에 연사로 나서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은 오는 6월 말 종료되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 추가적인 양적 완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로 불리는 달러 공급 확대를 통해 경기 부양에 일정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3.6%에서 3.4~3.9%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3.5~4.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 상승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추가로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동 정치 불안, 일본 대지진,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 등 대외 환경이 불안한 점도 양적 완화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다.
하 회장은 “미국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용사정과 실물경제가 자생적으로 활기를 찾는 데는 아직도 역부족”이라며 “양적 완화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회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은 한국 등 신흥국 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흥국은 과잉 유동성에 따른 버블 형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비해 금리를 높이고 공공서비스 요금을 낮추는 등의 대책을 병행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인도 등은 농수산물 수출을 제한하고 수입 규제를 푸는 등의 과감한 정책까지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경제는 대외 변동성에 민감한 만큼 미국의 양적 완화는 원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다”며 “환율 등 대외 변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경제 주요 부문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하 회장은 일본 대지진도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거액의 복구 자금을 조성해야 하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양적 완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본의 재정적자 규모가 커 결국 통화증발에 의해 자금을 충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 회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는 물론 일본의 통화증발 효과도 원화 강세와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기업·금융·노동·공공부문에서 고비용 저효율 요인을 제거하는 구조혁신 대책들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국 경제의 거시안정성 제고를 위해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균형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잠재적 리스크로 부상한 가계부채도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녹색산업과 IT산업 등 새로운 산업의 육성을 통해 미래성장 엔진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