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블록스햄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는 30일 아주경제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2011 아시아태평양 금융 포럼'에서 "현재 아시아에선 식료품과 석유 가격의 급등세를 제외하더라도 근원 인플레이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금융위기에서 보듯 자산 가격의 거품이 붕괴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블록스햄은 최근 아시아 인플레를 발생하는 요인으로 서구 민간자본의 유입을 꼽으며 그 배경으로 서구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펼치는 상황이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아시아 국가에서 급격한 자본유입은 곧 원자재 가격의 상승을 유발해 세계적으로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아시아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서구자본 유입이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선 성장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가격 상승을 유발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이 제조업 성장에 의존하고 있어 자본유입이 급격히 이뤄질 경우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며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상품을 다시 수입하는 여러 국가들 사이 인플레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아시아에서 물가 급등을 막고 자산가격의 거품을 빼기 위한 방안으로 재정 긴축정책을 비롯해 금리인상, 환율절상과 자본이동의 통제 및 거시건전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대부분 아시아 각국의 정책 금리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인 만큼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그는 "자산가격에 거품이 꼈을 경우 그 거품이 붕괴될때만이 그것이 거품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빨리 문제를 인식해 사전에 자산가격의 거품이 붕괴될 위험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인플레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 성공한 예로 2002년~2003년 사이 호주의 사례를 꼽았다.
블록스햄은 "호주의 경우 2003년 당시 정책 당국자들이 먼저 자산버블의 위험성을 인지해 거시건전성의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꾸준히 했다"며 "그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0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HSBC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있다. 이전에는 호주 중앙은행에서 12년 동안 경제 분석가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