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건설 법정관리 철회해야"… CP투자자 첫 기자회견 열어

2011-03-2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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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LIG그룹은 법정관리 철회하라! LIG건설 회생 책임져라!”

29일 점심께 LIG건설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은 역삼동 푸르덴셜타워 앞에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빌딩 10층에는 LIG그룹 본사가 위치해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LIG건설의 법정관리 철회와 그룹차원의 회생안 마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어 법정관리 신청을 불과 열흘 앞두고 CP를 발행한 LIG건설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마포에서 왔다는 한 투자자는 “LIG건설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LIG라는 그룹을 보고 한 것이다. 투자자를 유치할 때는 그룹의 건전성을 홍보해놓고 이제와서 ‘나 몰라라’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부는 이런 사안을 감독하지 않고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피 같은 내 돈을 누가 책임지냐”며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투자자 장 모씨는 “이번 사건은 대국민 사기극이다”며 “정부와 국민을 무시하지 않고서 어떻게 이런 일을 벌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CP를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장씨는 “당시 신용등급과 LIG그룹을 거론하며 투자를 권유했다”면서 “우리투자증권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법적 대응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LIG건설 CP에 노후자금 5000만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CP 투자자 모임은 체계적인 조직을 구성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LIG건설은 이달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불과 열흘 전 42억원 규모 CP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던 상황에서 이뤄진 갑작스런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원금보장이 되지 않는 CP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LIG건설 CP를 산 개인 투자자는 800명에 이른다.

현재까지 LIG건설이 발행한 CP(자동유동화기업어음(ABCP) 포함) 가운데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잔액은 모두 20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LIG건설은 올해에만 600억~700억원어치 CP를 발행했다.

이 자금 가운데 상당 금액이 그룹 계열사인 LIG투자증권이 발행한 CP 상환에 동원돼 그룹 손실을 막기 위해 개인 투자자를 이용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LIG건설 CP 가운데 1500억원어치를 판매한 우리투자증권은 손해배상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해 LIG건설측은 최종부도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현재 LIG건설 최대주주는 지분 59.16%를 가지고 있는 TAS다. TAS는 손해사정 서비스업체로 LIG그룹 오너 형제(구본상, 구본엽, 구창모, 구영모)가 지분 57.24%를 보유하고 있다.

LIG그룹 오너 형제들이 손해사정 서비스업체 TAS 지분 57.24%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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